대표사진
산토메
  1. 도서

이미지

도서명 표기
미움받을 용기
글쓴이
고가 후미타케 외 1명
인플루엔셜
평균
별점9 (651)
산토메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해당 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동시에 다른 책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지난 책 서평 이벤트를 통해서 라이프 트렌드 2016’ 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에는 미움받을 용기에 대한 대목이 실려있었는데, 간단하게 ‘10명 중 7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1 명은 날 싫어하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지시라는 식으로 써져 있었다. 분명히 가감없는 책의 내용이긴 했지만, 이렇게 단편적인 글귀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이비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직접 책을 읽어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 예상대로 책은 훨씬 더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었고, 요즘과
같이 수능이 끝난 시점에 내가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저자가 후기에 아들러의 플라톤이 되겠다
라고 이야기한 만큼, 어려운 단어 없이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기에 쉽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비록 마지막으로
갈수록 청년이 철학자의 말을 급 수긍해버리는 것으로 끝이 나긴 하
지만, 청년과 철학자의 첨예한
갈등 구조를 책에서 기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철학자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읽었다.

  책의 초반부는 원인론과
목적론을 다룬다
. 우리가 흔히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트라우마나 컴플렉스는 영화 실미도에서 설경구가 말하던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고,
당시의 상황에서 본인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네 팔자는 네가 꼬는거야와 같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서는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살면서 트라우마나 컴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 그런데 이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트라우마라는 용어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진단을 내려주는 것 뿐이고 현실을 바꿀 수는 없기에
, 이러한 목적론적인 설명이 더 희망적으로
다가왔다
.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몇 가지 욕구에 해당하는 인정의 욕구를 부정하라는 것이었다
. 오히려 철학자는
칭찬이 결국 사람을 조종하기 위한 마음의 발현이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 그동안 칭찬에 춤추었던 고래들이
머쓱해질 만한 이야기다
. 하지만 목적론과는 다르게 나로서는 이 의견에 100프로 동의할 수는 없었다. 책에서 구분하는 칭찬감사라는 의미가 주는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칭찬이라는 말은 꾸중이라는 말과 등을 지고 있는데, 논어의 '학이시습'이라는 말처럼 우선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이 학생 신분에게는 더 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잘했다고맙다라는 말 중에서
이후의 학생들의 삶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확률적으로 몇 명이 나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가 따위의 이야기가 아니라
, 공동체 감각에 관한 이야기였다. 트렌드 2016
있는 글귀를 따라서 요약해보자면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인정함으로써 용기를 가지고, 과제의 분리를 통해서 다른이를 신뢰하며, 자유 의지에 의한 공헌으로
행복이라는 공헌감을 느껴야한다
정도가 되겠다. 책에서는
개인주의라는 단어가 주는 이기주의적인 느낌을 지워내고 철저히 이타주의적인 색채를 씌웠다. 인체로
치면 세포
(인체의 가장 작은 활동 단위) 간의 관계는 잘
설명이 되는데
, 조직(같은 종류의 세포 덩어리) 간의 관계는 잘 설명이 되어있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연
나는 내 일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공동체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을까
?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공동체들의 선의가 충돌하는 때에는 과연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해야하는 것일까
?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아들러는 가장 이상적인 개인주의를 추구했던 사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의 마무리는 목적의
완성보다는 실현해가는 활동에 초점을 맞춘 삶
, 고매한 목표보다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 스티브 잡스의 명언 ‘The journey
is the reward.’
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중심부의 내용인
공동체 감각과 잘 연결이 되지 않아 보이긴 하지만, 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었다. 
추가적으로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이라는 유식한 말도 배웠다.

  책을 덮고 난 후에 책의 내용에 비추어 그 동안의
나를 뒤돌아보았다
. 학부를 졸업하고 학위를 더 밟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내 인생은 주변의 사람들과는 조금 달라졌다. 나는 책에서 말하는
평범해질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예시로 등장했던 사고뭉치 아이들처럼, 내가 특별하게 좋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히 무언가 있는 것 처럼 굴었다
. 부모님의 주목은 받을 수 있었지만, 냉정하게 평가받는 사회에서는 한 발짝 나아갈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에는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도피처로 손 닿을 수 없는 먼
미래만을 공상하면서 살았었다
.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천천히 살펴볼 수 있었다
. 이제서야 조금은 내 발 밑에 놓여진 일들을 사랑할 수 있을 듯 싶다.



 





좋아요
댓글
2
작성일
2023.04.26

댓글 2

  1. 대표사진

    비추리

    작성일
    2015. 11. 17.

  2. 대표사진

    산토메

    작성일
    2015. 11. 17.

    @비추리

산토메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2.4.16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4.16
  2. 작성일
    2021.1.23

    좋아요
    댓글
    4
    작성일
    2021.1.23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1.1.23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1.1.23

사락 인기글

  1.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6.4
    좋아요
    댓글
    55
    작성일
    2025.6.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132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5
    좋아요
    댓글
    95
    작성일
    2025.6.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