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미술관」

작품으로부터 예술가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시대상을 발견하는 경험은 예술과 세상을 이해하는 시야를 한층 더 넓혀 줄 것이다.

 - 오대우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 추천사 중에서

우리가 몰랐던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글에는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으며, 사회와 사람에 대한 성찰이 있다.

 - 이성철 <한국일보> 대표 추천사 중에서

무슨 책일까? 한 번쯤 다시 돌아보게 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커버 디자인

창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캉탱 마시의 <추한 공작부인>이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젊은 여성처럼 옷을 입고 구혼자를 유혹하는 늙은 여성의 허영심을 풍자하는 그림으로 해석되었는데, 당시 부유층 사이에서 기괴한 것에 대한 탐닉이 시대적 감성 또는 취향이었다고 한다. 질병 또는 유전병에 의한 신체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은 희롱과 농담에 시달렸고, 추한 외모는 괴물, 장애 등과 동의어로 쓰였다고 한다. 현재 시점에서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비인간적이고 차별적인 그림일 수 밖에 없다.

고갱의 그림을 아름답게만 볼 수 없는 이유

폴 고갱은 미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름은 들어봤을 유명한 화가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라 「뜻밖의 미술관」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진실을 알게 됐다. 순수 예술로서가 아닌 생계를 위한 활동, 유럽 백인 남성이 바라본 인종차별적이고 여성 혐오를 담고 있는 판타지물이라는 것에, 다시는 고갱의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사실로 알고 있던 역사의 오류를 확인하게 되어 페이지를 넘기면서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저작권 문제로 많이 고생하신걸로 알았는데(다산북스 블로그 편집자님의 글을 읽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그림이 실려 있었고, 김선지 작가님이 흥미롭게 써 주신 글로 책 읽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역사 또는 문화만 따로 봤더라면, 명화들만 따로 봤더라면 지금처럼 술술 읽혔을까?

실제로 미술관에 가서 직접 봤던 작품들도 있고, 아마 스쳐지나가면서 봤겠지만 기억하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을 것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작품의 아름다움만 볼 것이 아니라, 이면에 담긴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까지 생각하면서 볼 수 있게 돼서, 읽기만 해도 상식과 교양있는 인간에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책과 예술에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