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줄여서 한능검 시험을 보았거나 혹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태성' 선생님의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 n년 전, 한능검 공부를 해서 자격 시험을 쳤던 사람이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나도 일명 큰별쌤의 무료 강의로 공부하고 시험을 쳤다. 무료라는 말에 혹해서 그분의 강의를 택하긴 했지만, 막상 강의를 듣기 시작하니 이런 퀄리티의 강의가 무료라고? 하며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한 경험이 바탕에 있기에 이 책도 큰 기대를 품고 시작했다. 제목이 어째서 역사의 ‘쓸모’인지도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서문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역사는 삶의 해설서와 같습니다. 문제집을 풀다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우리는 해설을 찾아봅니다. 해설서를 보면 문제를 붙잡고 끙끙댈 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해결의 실마리를 순식간에 발견할 수 있지요.

인생을 사는 동안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 없기에 그때마다 막막하고 불안하지요.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역사 속 인물들은 이미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의 선택을 들여다보면 어떤 길이 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역사.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는 역사. 그래서 궁극적으로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역사.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말은 결코 거짓이나 과장이 아닙니다.

단순히 역사를 어떠한 시험을 위한 공부라고만 여겨왔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통찰력 있게 짚어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요즘 흔히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따끔하게’ 혼을 내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사려 깊은 말투로 조곤조곤 가르침을 준다. 어느 누가 읽더라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마냥 어렵게만 생각하고 멀리했던 사람이 있다면 자신있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일타 강사가 내 옆에 앉아 조곤조곤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