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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안녕
- 작성일
- 2015.2.21
꽃 사슬
- 글쓴이
- 미나토 가나에 저
비채
오랜만에 찾아온 긴 설 연휴도 끝이 보인다.
큰집에도 인사드리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미나토 가나에의「꽃사슬」을 읽었다.
아마 올해 들어 완독한 첫 책이었던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읽기까지 의외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소설에 앞서 재작년 드라마로「꽃사슬」을 접했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드라마화된 작품을 보고, 역으로 소설을 읽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꼭 읽고 싶었다.
드라마와는 어떻게 다를지, 그리고 드라마도 어느샌가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질 때 즈음이었기 때문이다.
세 가지 시점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소설이다보니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난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입력되어야 하는 정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등장인물의 이름은 물론, 관계 파악도 잘 안되다보니, 읽어가면서 걱정도 참 많이 했지만,
읽어가다보니 전혀 다른― 전혀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미지를 보는 즐거움도 분명 있었다.
「꽃사슬」에는 미유키, 사츠키, 리카. 세 주인공이 등장한다.
할머니부터 어머니, 딸, 세 명의 여성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처음에는 알 수 없었던 각자의 이야기와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미스테리가 풀리고 궁금증이 해소되는 기쁨이 있다.
역시 미나토 가나에가 그려내는 섬세한 감정 묘사도 일품이었다.
'그래, 이 맛에 소설을 읽었었지'하는 감각도 새삼 느끼게 됐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보다 재미있었다.
* 마음에 머물렀던 문장들 *
한 걸음 들어가니 내가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있었다.
충분히 행복한 인생을 보냈다고 단정한 것은 그저 내가 그렇게 이해했기 때문이고,
어머니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게 아닐까?
― 69 페이지
푹 떨군 내 고개 앞으로 겐타가 커다란 흰색 민무늬 봉투를 불쑥 들이밀었다.
노란색과 오렌지색이 시야에 불쑥 들어왔다.
불안한 일들뿐이지만 정말 꽃을 보기만 해도 기운이 날 것 같았다.
― 107 페이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끝난다는 것.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기요사토에 가자.
헛수고로 끝나면, 나태해진 몸에 채찍질을 해 아카다케에 올랐다 돌아오는 것도 좋겠다.
내가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 169 페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끝나고만다.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헛수고라도 좋다.
하지만, 아마도― 또― 언제 용기를 얻었었냐면서, 금새 잊어버리리라.
그래도,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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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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