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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연체란 없다
- 작성일
- 2025.6.22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 글쓴이
- 박초은 저
토닥스토리
※이 서평은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 따라 유독 잠들기 어려운 밤이 많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아도, 머릿속은 멈추지 않는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던 중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현실 속 불면과 위로를 다룬 따뜻한 이야기라는 소개에 이끌려 책장을 펼쳤고, 그 안엔 우리가 모두 바라고 있는 쉼의 공간이 있었다.

꿀잠을 선물하는 방식,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
책은 총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불면에 시달리는 손님이 가게를 찾아오고, 그들의 사연에 따라 다양한 꿈 여행이 펼쳐진다.
꿀잠 선물 가게에 방문한 손님에게는 먼저 따뜻한 꿀차 한 잔이 건네진다. 이 꿀차에는 마법이 조금 섞여 있는 듯하지만, 사실 마법은 들어 있지 않다. 단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꿀의 힘과 오슬로의 다정한 태도가
손님을 스르륵 잠에 들게 만든다.
손님을 스르륵 잠에 들게 만든다.
손님이 잠에 빠지면, 부엉이 조수 자자와 오슬로는 손님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자자는 꿈속에서 잠과 관련된 장면들, 즉 손님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나 후회, 걱정의 조각들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다만 자자는 그 사람의 속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다. 단지 꿈에서 드러난 감정과 장면만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그 조각들을 바탕으로 오슬로는 손님의 사정을 친절하고 세심하게 설명하며 위로를 건넨다.
이 설정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겉으로는 마법 같지만 실제로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식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마법 없이도 사람은 누군가의 온기와 이해만으로도 안정되고, 결국 꿀잠에 빠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이야기는 은근하게 전한다.

첫번째 손님 - 육상선수를 꿈꾸던 아이
첫 번째로 가게를 찾은 손님은, 달리기를 좋아하던 아이였다.하지만 어느 날, 중요한 날에 그는 단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출발선에 섰고, 달리던 발목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져버렸다.
“해낸 것도 없이 끝나버렸어.”
그 말 속엔 얼마나 많은 후회와 두려움이 담겨 있었을까.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그 속말을, 꿀잠 선물 가게는 조용히 받아준다.오슬로는 말없이 따뜻한 꿀차 한 잔을 건넨다.그리고 부엉이 자자는 고요히 수현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기억과 상처가 엉켜 있었고,
달릴 수 없었던 밤들이 천천히 풀려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판타지처럼 흐르지만, 그 끝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꿈에서 깨어난 수현은 조용히 말했다.
“전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했나봐요. 제 안에 쌓인 감정들을 꺼내기가 무서웠어요. 달팽이처럼 숨어 있었는데, 빠져나올 용기를 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마치 오랜 시간 어둠 속에 있던 마음이 처음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내미는 순간 같았다.이 한마디는 이 책의 전부를 말해주는지도 모른다.우리는 누구나 어떤 밤엔 무너지고, 숨어 있고, 잠들지 못한다.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의 이야기까지 조용히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밤은 조금 덜 아프고, 덜 외로울 수 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책 속에 등장하는 기발한 꿀잠 아이템들이다.
새털처럼 가벼운 ‘구름 양말’, 잠들면 꿈속을 떠다니게 해주는 마법 같은 도구는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나는 3번째 손님이 받은 ‘정신 번쩍 담요’가 가장 탐났다. 일하다가 졸음이 몰려올 때 이 담요를 덮고 눈을 붙이면, 중요한 시간에 정확히 깨워주는 아주 똑똑한 담요. ?바쁘고 지친 삶 속, 마음 편히 눈을 감는 것도 쉽지 않은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꿀잠 아이템이 아닐까??

작가의 말처럼, “누구나 길을 잃을 수 있고, 고민이 깊어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주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누군가의 조용한 응원과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는 그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주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누군가의 조용한 응원과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는 그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다.
책장을 덮은 지금, 나는 내가 꿀잠을 자지 못했던 날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도, 수현처럼 “빠져나올 용기”가 필요한 밤이었는지도..
이 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조용하고 포근한 꿀차 한 잔 같은 책이다.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오늘 밤은 조금 더 가볍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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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