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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의 허준을 만나다
글쓴이
햇살과나무꾼 저
비룡소
평균
별점9.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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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인 아빠를 따라 경주로 이사한 호기심 많은 준호, 민호 형제는 새집 지하실에서 마법의 두루마리를 발견. 둘은 석기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시대 등 시간을 넘나들며 우리 역사 속으로 짜릿한 모험을 떠나는데요. 이번 열 다섯번째 역사 여행지에서는 중인 신분에도 '정1품 보국숭록대부'라는 높은 벼술에 오른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특징, 치료법, 조선시대 의료기관에 대해 알아봐요.


 


 주위는 온통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 쳐진 바위산들이 첩첩이 이어져 있는 산골. 두루마리 지도에는 한반도 북부 왼쪽끝에 둥근 점이 찍혀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지도만 봐서는 어디가 어디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아요. 일단 옷부터 갈아입기로 한 아이들은 지난번 암행어사를 만났을 때 입었던 것과 비슷한 누런 삼베옷으로 바꿔 입고 산비탈 양지 바른 곳 옥수수와 콩밭이 드문드문 보이는 마을로 내려가기 시작해요. 


 


 초여름 아직 여물지 않은 옥수수, 콩이 조선 시대에 한반도 북쪽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던 작물인 것도 알고 상당히 배경 묘사도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라 당장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감이 감돌아요. 울창한 소나무탓에 낮에도 컴컴한 그늘이 잔뜩 드리워진 숲길은 따금 성가시게 달려드는 벌이나 하루살이가 전부일 뿐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아요. 그 때 어디선가 앵앵거리는 벌소리 같은 아기 울음소리에 따라서 산울타리가 둘러진 초가집에 다다랐을 때 마당에는 아무도 없고 집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만 들는 게 뭔가 이상해요. 


 


 아니라 다를까 방문을 열자 숨 넘어갈 듯 울어 젖히는 아기와 우는 아기를 달래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져있는 아기엄마는 창백한 얼굴에 붉은 열꽃이 핀 채 겨우 손가락만 파르르 떨고 있어요. 아기는 태어난지 백일도 안된 갓난아기라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아기와 아주머니가 위험할 수 있어 당장 어디서 약을 구해야 하는지, 병을 고쳐줄 의원을 불러야 하는지 안절부절 못해요.  그런데 이 마을 전체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고 며칠째 식구 수대로 구토, 설사와 함께 시름시름 앓고 있어요.  


 


 아마도 마을 전체에 무서운 전염병이 돌고 있는 게 아닌지, 옛날에는 의원이 많지 않고 약값도 비싸서 백성들은 병이 나도 의원을 찾아가기 보다는 병에 걸린 것이 나쁜 귀신이라 여겨 이른 새벽 정화수 떠놓고 기도를 올리거나, 굿을 하거나, 부적을 붙여 귀신을 쫓았다니 더 큰일이네요. 더군다나 두창은 전염병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전염병 중에 하나로 조선시대에는 아직 전염병을 고치는 약도 없을 뿐더러 아무리 명의라 해도 순식간에 나라 곳곳에 퍼져나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전염병에는 속수무책. 직접 지켜보는 준호와 민호의 심경은 하늘이 노래지는 거 같아요.


 


 지금까지 이곳저곳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과연 누구의 도움을 받기란 쉬운 일같지 않는데요. 상투가 허연 구암선생님이 황급히 약장에서 필요한 약재와 침과 쑥뜸도구를 챙겨 집을 나선 사이, 남아서 구암선생님의 심부름을 하게 된 수진은 마당의 멍석에 널려 있는 약초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냄새도 맡아보고 쌉싸름한 쑥 맛도 느껴봐요. 그리고 민호는 작은 작두로 싹둑, 뭔가를 썰어보고 영락없는 의원 댁 구경에 정신을 쏘옥 빼요. 한편 구암선생님을 도와서 그 처음 해보는 아궁이 불 피우고 가마솥 닦고 물 긷는 허드렛일을 마다않고 해내는 아이들이 대견. 


 


 거기에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같이 위중한 마을 사람들의 상황을 살피고 이집저집 정확한 병명을 조사하는 일도 능숙하게 돕지만 구암선생님은 어느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아픈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그가 바로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없어도 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병을 증상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치료법과 약 짓는 법을 알기 쉽게 내과, 외과를 비롯해 유행병, 부인과, 소아과 등의 질병, 약, 침, 뜸 등에 관한 내용을 총 25권의 책에 정리한 동의보감을 쓴 허준. 무엇보다 비싼 약값 때문에 여러가지 약을 쓸 수 없었던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우리 산과 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 중심으로 한 가지 약만 써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법 등


 


  그의 오랜 의원 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15년에 걸쳐 완성한 책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죠. 그것도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유산 가운데 의학 책은 동의보감이 유일. 다시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겨레의 보물, 동의보감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높은 긍지를 느껴요. 또한 동의보감과 함께 조선 세종 때 쓰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학 책에 대한 관련 정보가 유용하고요. 조선시대 왕과 왕실 사람들을 진료하고 약을 짓고 의학책을 펴내는 관청인 내의원부터 궁에서 사용하는 약재를 관리하고 또 시험을 통해 의관을 뽑는 전의감과 이름만 들어선 헷갈리는 혜민서와 활인서의 하는 일을 잘 알고요. 


 


 허준과 같은 조선의 명의가 이렇게나 많은 줄 새삼 한 분, 한 분의 이력에 관심이 가네요. 특히 '허준' '마의' 같은 TV사극으로 익숙한 주인공들은 실존인물과 어떻게 다른지도 참 궁금하기도 하네요. 여전히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세 아이는 좀처럼 여행의 여운, 흥분이 가시지 않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구암, 허준 선생님이 준호를 의원이 될 소질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훌륭한 의원이 되기 위해서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하는 지 말씀하실 때 잠시만이라도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 옆에서 의술을 배울 기회를 놓친 게 못내 아쉬운 준호예요. '날마다 우리 집에 와서 의술도 배우고 내 일을 도울 생각이 없느냐?' 얼마나 가슴 벅찬 감동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지 짐작이 가죠.


 


 민호역시 벌에 쏘여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릴 때 잔뜩 겁먹은 자신의 이마에 직접 침을 놓은 분이 허준 선생님이란 게 평소 침 맞는 거 좋아하는 엄마에게라도 마구마구 자랑하고픈 아이 마음이 이해가요. 그래서 더 똑같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준호, 민호 형제의 신기한 역사여행에 빠져드는 거 같아요. 이번 추운 겨울방학에 다른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의 조선이야기도 함께 읽으면 좋겠어요. 여기, 당당히 역사 지식을 겨루보는 마법의 두루마리 역사 원정대 반쪽티켓이 있어요.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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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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