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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맘
- 작성일
- 2023.5.17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 글쓴이
- 나카야마 시치리 저
블루홀6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 (펴냄)
세상에 이런 검사가 어디에 있을까? 출세욕에 눈이 멀지 않은 검사라니... 그는 오직 한 가지만 집중할 뿐이다. 바로 기소할 것인지, 불기소할 것인지... 이렇게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사건을 객관적으로 접하고 자신의 이익을 하등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말 국가적 일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검사 관련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행여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말 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검사들은 죄다 권력과 출세에 눈이 멀게 그려지는 걸까? 그리고 그 반대파로 나오는 정의로운 검사는 가난하고 악의에 맞서다가 결국 변호사로 전향해서 악에 대항하는 이야기이다. 나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미디어라는 매체는 객체를 너무 부풀리기도 하고 너무 극단적이게 묘사하기도 한다. 또 얼마 전부터는 검사를 영웅시한 미디어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우리나라에 검사들이 아주 많이 존재한다고 여길 듯하다.
여기에 이런 사람이라면 더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 검사가 존재한다. 바로 출세를 꿈꾸지 않는 검사,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검사, 후와 슌타로가 그 주인공이다. 전작에서 꽤 고난을 겪은 슌타로... 이번에는 과연 수월할 수 있을 것인가? 후와와 같이 짝을 이루는 이는 소료 미하루는 검찰 사무관이다. 후와의 무기가 있다면 그가 바로 포커페이스라는 것이다. 절대로 자신의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는 일이 없는 슌타로는 그 무기를 바탕으로 사건의 피해자들이 죄를 고백하게 한다. 하지만 이에 반해 모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소료 미하루... 아, 이 둘의 케미스트리는 정말 볼 만하다.
사건은 오기야마 학원이 기시와다 국유지를 매입하는 것에부터 시작된다. 매입금액이 평가액의 40퍼센트에 밑돌 정도로 터무니없이 저렴했던 것이다. 곧 국유지 매입을 둘러싼 긴키 재무국 지원의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그 중심에 있었던 국유 재산 조정관을 불러들여 수사하게 된다. 하지만 유능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다카미네 검사의 추궁에도 흔들리지 않는 야스다 조정관, 그 후 증거물로 제출된 긴키 재무국의 결재문서 24쪽이 조작된 사실이 발견되고 만다. 이는 과연 다카미네가 조작한 것인가?
후와 슌타로는 다카미네 검사와 야스다 조정관 사이를 밝히고 사건의 진실을 쫓기 위해 대검에서 이 일을 파견해서 맡게 되는데... 과연 우리의 슌타로 검사는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까? 그리고 이어서 시체 두구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후와 슌타로가 사건을 열심히 분석하고 해결하려고 하지만 정작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소료 미하루는 전혀 사건 해결을 짐작하지도 못한다. 마지막에서도 슌타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미하루를 보면서 웃음이 지어졌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다른 이가 이해하고 미하루에게 설명을 해 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눈치 없는 미하루...그래도 사랑스럽다면 너무 오버일까?
무거운 추리 소설 형태가 아니라 언제나 그렇듯 나카야마 시치리는 사회 전체에 서려있는 부정을 고발하고 그 폐부를 건드린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도 존재할 법한 이야기들...... . 추리소설을 통해 현실을 반성한다는 점에서 나카야마의 소설은 왠지 한 편의 르포 같다. 다음번에 나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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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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