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신간이 반가워 바로 구매했다.
부인과 함께 유럽 도시를 기행하며 역사, 문화, 음식, 거리 등을 소개해 주는 프로젝트로,이번 1편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를 주제로 하고 있다.

독자들의 호평이 많은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아테네 편은 근래에 본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 시리즈의 내용들이 기억속에 남아 있기에 그런데로 흥미롭게 동선을 쫒아 다닐수 있었다.

아테네 편을 읽으며,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특성, 각 신전마다 그리스인들에게 부여하는 의미, 솔론으로부터 시작되어 페리클레스까지 바통을 이어가며 추진되는 개혁,
페르시아 전쟁에서 마라톤과 살라미스 해전의 과정들, 펠로폰네소스 전쟁 등
이런 것들에 대한 사전 지식없는 독자들이 저자의 동선과 이야기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으로 이어지며 그 우려를 내가 직접 겪게 된다.

기억 저편에서 희미해진 로마사와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터키와 프랑스의 역사지식은 책속의 저자의 동선과 시각을 따라다니는게 무척 힘들게 만들었다.

기행문, 여행기 성격으로 가볍게 펼친 책.
제목과 주제에 비해 내용들을 따라다니기가 그리 쉽지 않다.
각국의 역사를 어느정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혹은 적어도 언급한 도시들을 방문해 본 경험이 있어야 책의 맛을 느낄수 있을듯 싶다.

개인적으로 아테네 편과, 나머지 3개 도시의 차이인데,
저자의 시각, 청각, 미각을 따라 이미지를 떠올리며 골목골목을 누빌 수 있어야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아테네를 넘어서며 얕은 역사지식 또는 도시구조 이해 없이 저자의 눈을 통해 전해지는 설명은 아무 이미지 없이 그저 독자의 눈을 스쳐가는 글자일 뿐이었다.

아테네 편에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로 많은 지면을 할애했는데,
소크라테스 재판 관련하여 당시 아테네 배심원 판결은 1차 유무죄 판결, 2차는 형량판결인거 같은데 저자는 1차 유무죄 판결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2차 사면여부 판결을 거부했다고 적고 있는것도 좀 아쉬운 부분.

아무래도 이 책의 진가(眞價)는 각 도시에 대한 역사 이해 또는 현장방문이 선험되고 나서야 얻을 수 있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