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리뷰(2020년)

달밤텔러
- 작성일
- 2020.12.7
네 번째 원숭이
- 글쓴이
- J. D. 바커 저
비채
지금까지 이런 상자를 몇 개 봤더라?
스무 개가 넘었다. 간단한 셈이었다.
희생자 일곱 명, 한 명당 상자 세 개.
피를 닦아낸 귀가 푹신하게 깔린 탈지면 위에 놓여 있었다.
다른 사건들과 똑같이.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배달되어온 택배 상자, 그 상자 속에는 잘린 사람의 귀가 놓여 있다.
너무나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그리고 더군다나 이런 상자가 스무 개가 넘었다. 벌써 희생자는 일곱 명이었고, 이미 그들은 살해 당했다. 그러면 마지막에 배달된 그 상자 속에 담긴 귀의 주인공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느끼며 책을 펼쳤고 이야기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어렸을 때 읽은 셜록 홈즈의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이야기가 연상이 되었다. 그 오렌지 씨앗이 담긴 상자를 받은 사람은 다음 번 희생자가 된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 상자를 보낸 사람은 누구인가? 살인자인가? 희생자의 눈, 귀, 혀를 적출 해서 보낸 살인자.
그의 이름은 4MK(네 마리 원숭이 킬러)이다. 5년 동안 4MK는 범죄를 저질렀고 벌 받지 않은 이들의 가족을 납치해서 귀, 눈, 혀를 상자에 담아 가족에게 보냈다. 그의 별명은 일본 닛코의 도쇼구에 있는 '현명한 원숭이 부조'에서 유래했다. 각각 눈과 귀와 입을 가린 세 마리 원숭이를 표현한 이 부조는 악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하는 지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팔을 늘어뜨린 원숭이가 있다. '악을 행하지 말라'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네 번째 원숭이다.
이번에 4MK가 새로이 납치한 희생자는 부동산 재벌 아서 탤벗의 숨겨둔 딸 에머리였다. 그런데 그녀는 죽었을까? 아니면 살아있을까?
놈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는 경감님도 저만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놈은 오늘 아침에 귀를 배달하려 했습니다. 피해자 여성을 하루 이틀 전에 납치했다는 뜻이지요.
좋은 소식은 놈이 희생자를 즉시 죽이는 법이 없으니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을 거라는 겁니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쪽에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잠시 소포만 배달하고 올 작정이었다면 음식이나 물을 마련해두지 않았겠죠.
일반인은 물 없이 사흘, 음식 없이 삼 주를 버틸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시한부 인생이란 말입니다. 경감님, 운이 좋으면 사흘이고, 그마저도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p.43-
여덟 번째 희생자가 살아있다. 하지만 길어야 사흘 밖에 버티지 못한다. 사흘이 지나면 그녀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될 지 모른다. 그래서 작가인 J.D 바커는 전담반이 가진 정보와 독자가 가진 정보를 일치시킴으로써 공정한 두뇌게임을 제안한다.
5년 동안 연쇄살인마를 쫒아서 수사해 온 경찰관 포터,
부리나케 달려간 포터는 그의 시체를 발견한다.그것도 매 번 보내는 상자를 쥔 채 죽은 범인을.
그리고 피해자의 주머니에게 발견한 일기장
일기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안녕하신가. 친구여.
나는 도둑이자 살인자이자 납치범이라네. 쾌락을 위해 죽이기도 하고, 필요에 의해 죽이기도 하고, 증오에 의해 죽이기도 했지. 시간이 흐를수록내 마음 속에서 커져가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죽이기도 했다네...(중략)
그래서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내 이름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건 너무 재미없지 않겠나?
자네는 아마 나를 '네 마리 원숭이 킬러' 라고 알고 있을 테제. 일단 그대로 두는 게 어떻겠나?
뭐든 줄여 부르길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4MK라고 해둘까. 멍청한 친구들을 배려하는 걸세. 지능이 부족하다고 굳이 배제할 필요까진 없지 않겠나.
우리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같군.
-p.30~31-
살인자가 죽었다. 어떻게 범인이 죽을 수가 있지? 정말 특이하고 신선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살인자가 죽으면 범인을 어떻게 찾지? 다행히 더 이상 희생자는 살인자에 의해 죽지 않겠지만, 배고픔과 추위로 죽을 지도 모른다. 빨리 여덟 번째 희생자를 찾아서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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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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