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책리뷰(2021년)

달밤텔러
- 작성일
- 2021.12.26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 글쓴이
- 이문수 저
웨일북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
이문수 저
웨일북/ 2021년 11월 9일
청년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손길
-청년을 위한 3천원짜리 김치찌개를 파는 식당 사장님이자 신부의 에세이-
1. 들어가며
'3천원짜리 김치찌개 파는 이문수 신부의 청년을 위한
따뜻한 손길, 소박한 선의 그 커다란 기적 이야기'
즐겨보는 프로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특별한 사람이 출연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보았다. 바로 카톨릭 사제이자 밥집 사장님이신 이문수 신부이다. '신부님이 식당을 운영하시다니'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보았다.
"청년 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식당을 차리게 됐다. 2015년 대학로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한 청년이 생활고와 지병으로, 굶주림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뉴스가 계기가 되어 청년들이 마음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식당 운영을 하게 되었다."
보통은 많은 사람들이 독거노인이나 노숙자 노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 운영이나 봉사활동을 하는데, 청년이 마음 편하게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식당을 시작했다는 이문수 신부의 말이 내 마음에 꽂혔다. 이문수 신부는 노숙자들 중에서 청년 노숙자들도 많아졌고, 매일 라면이나 빵으로 끼니를 떼우고, 편의점에서 쪽잠을 자는 청년들이 많다는 말에 솔직히 놀라기도 했다. 그런 청년들을 돕기 위해, 청년들이 끼니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배부르게 밥이라도 먹게 하고 싶었다는 이문수 신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셔 먹먹해졌다.
이 책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에서 이문수 신부는 혼자서 버터내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려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그가 어떻게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으며, 식당을 운영하면서 만난 청년들의 마음과 고충, 그들에게 보내는 힘내라는 응원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을 삶의 가치,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 등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그의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나 또한 이문수 신부와 같은 '좋은 어른' '베풀수 있고 참 괜찮은 어른' 이 되고 싶어졌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미처 말하지 못했던 그의 속마음과 인생관, 가치관들을 이 책 속에서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청년들이 생계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용기와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책장을 넘겨본다.
2. 그의 청년 사랑 속으로
이문수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타인' 안에서 존재하는 '나'에 대해 생각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서로를 속단하거나 상처 주었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서로의 표정을 오롯이 이해하고 행간의 의미를 음미하길 갈망하면서, 그리하여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그는 자신의 삶을 연료 삼아 청춘의 삶을 끓어오르게 하는 중이다.
-김민석 <유 퀴즈 온 더 블록> PD-
'신부'라고 불리기보다 '밥집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다는 청년밥상 문간을 운영하는 이문수 신부! 그는 누구일까? 낮에는 식당 밥집 사장님, 밤에는 글라렛선교수도회 신부가 되는 그의 이중생활을 보건데, 피곤하고 고되기도 할텐데 언제나 밝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흐뭇해진다.
<청년 문간 간판과 메인 메뉴인 김치찌개 사진출처: 일요서울>
정릉 시장에 위치한 청년밥상 문간은 청년들의 고단한 삶의 문간방이 되고자 '문간'이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에게 3천 원짜리 김치찌개를 팔고 있다. 고시원에서 생활고와 굶주림으로 고독사한 청년의 이야기와 그 자신 또한 청년 시절에 고생했던 경험이 생각나, 청년들이 밥이라고 배불리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청년문간 밥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식당이라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이 식당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서 먹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문수 신부는 만약 청년들만 올 수 있다고 한다면, 청년들이 마음 편히 와서 밥을 먹을 수 없고, 무료로 운영하면 청년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더더욱 식당에 오지 아않을 거라 생각해서 청년들에게 부담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격을 책정했고, 배불리 먹고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찌개로 메뉴를 선정했다고 한다.
“왜 가난해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죠? 가난한 청년은 하루에 몇 명이나 와요?”
그들은 ‘가난한 청년’의 이마에 “저는 가난해요”라는 낙인이 찍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저에게 제6의 감각이 있어서, 청년을 쓰윽 보면 그의 경제 사정이나 통장 잔고, 부모의 직업 같은 게 파악되리라고 여기는지도요.
- p.53,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겠지만」 중에서
자신이 무능해서 어떤 청년이 찾아와서 도움을 청해도 그 문제를 짠 하고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같이 함께 그 고통을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고 겸손하게 그의 청년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 그는 절대 무능하지 않고 '특별하고 아름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하고 같이 슬픔과 고통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무엇보다 큰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더는 아무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모두 안전하고 양지바른 공터로 나와 누워 쉴 수 있도록 애써주는 게 나이를 아주 조금 더 먹은 어른으로서 꼭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 p.80, 「벼랑 끝에 선 청년들」 중에서
코로나로 인해 청년들은 마음껏 대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취업 시장도 좁아져서 취준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고시원, 독서실 등에서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보이는 미래는 암울하고 밝아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겪게 되는 이 팬데믹 사태에서 청년들도 예외일 수 없지만, 젊음의 아름다움과 미래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있고 밝은 나날들을 보내야 하는 그런 청춘의 시기에 지금 청년들의 모습을 생각해볼 때 마음이 아파온다. 그래도 라떼는 말이야~젊음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자기 삶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청년의 이야기가 지금의 청년들이 느끼는 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요. 수입이 완전히 끊겼고 봉사 활동도 갈 수 없고요. 개인사 때문에 가족이랑 연락도 하지 않아요. 그렇게 고립된 생활을 1년 넘게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요. 저는 쓸모가 없는 사람 같아요."
- p.74, 「벼랑 끝에 선 청년들」 중에서
이문수 신부는 이런 아픈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힘내라고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어렸을 때 만났던 '꽃집 아저씨' 정말 좋은 어른 말이다. 나눔이란 자신이 가진 것이 많을 때 나누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지면 가질수록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적더라도 자신이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인 것이다.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치고, 따뜻한 마음의 온정을 느낄 수도 없을 때, 그의 청년을 향한 따뜻한 마음 덕분에 '그래도 이 세상은 살 만한 세상이구나' 라고 느끼게 한다.
삶에는 어처구니 없는 일의 연속이지만,
조금만 더 손을 내뻗는다면 도움은 어디든 존재한다.
-p.92-
저는 정말로 좋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꽃집 아저씨 같은 어른 말이지요. 비유가 아니라 진짜 ‘꽃집 아저씨’입니다. 제가 스물세 살이었던 시절 아르바이트를 했던 꽃집의 사장님을 닮고 싶은 겁니다. “아, 세상엔 좋은 어른도 존재하는구나”를 선명히 느낀 1년이었지요. 그때 일하던 꽃집 사장님은 지금껏 제가 본 어른들 중 가장 후한 베풂을 행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자영업자인데, 당신도 힘들고 쪼들렸을 텐데 전혀 인색하지 않고 저와 같이 일하던 형을 살뜰하게 챙겨주었지요. 흔히 말하는 ‘호인’이었습니다. 인자하고 너그러우며 항상 뭐라도 더 베풀어주려 세세히 살펴주었지요.
-p.108, 「좋은 어른 되기」 중에서
이문수 신부는 청년밥상 문간만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언제나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라고 고민을 거듭하며 청년을 위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청년 사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앞으로 살아가는 데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기부금으로 계획한 ‘청년희망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으로 올해는 2차 프로젝트 제주도 올레길을 청년들과 함께 완수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휴식과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청년카페 문간’을 1호점 옆에서 같이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겨울이 오면 청년 봉사자들과 같이 이웃에게 ‘연탄나눔’을 하고 있다.
<청년카페와 청년희망로드(제주 올레길) 사진출처: 청년문간 홈페이지>
이런 그의 사랑과 선행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많았는데, 특히 유재석씨의 통큰 기부 5천만원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유재석씨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후 이문수 신부의 청년을 위한 선행에 크게 감동을 받아 후원금 5천만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정말 방송인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그의 통큰 기부가 정말 멋지고 감동적이다. 나 또한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을 일을 생각해보고 나눔을 실천해보고 싶다. 이렇게 주변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 때 정말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유재석의 통큰 기부 사진출처: 콕 뉴스>
"빨리 이런 식당이 문 닫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부족함이 없는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애초에 이런 식당이 필요하지 않지 않을까 그런 사회가 좋은 사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의 바램처럼, 청년들이 밥이라도 마음껏 먹고 힘을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3. 나가며
“지금의 ‘청년밥상 문간’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이루어진 곳입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아끼고 위로하고 격려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문간이 문을 연 이래 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방송과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지게 되어 과분한 칭찬을 받고 있지만 사실 그 모든 예찬은 바로 당신들의 것입니다. 서울의 한구석에 자리한 식당이 청년들의 끼니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작은 몸짓이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_〈닫는 글〉 중에서
코로나로 인해 올해 성탄도 집콕 생활을 했고 여전히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불안에 떨며 움츠리고 있다. 언제쯤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펴고 즐겁게 캐롤을 부르면서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심지어 우리 가운데 가장 악한 이들도" 사랑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위로를 받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래본다. 그런 사회가 오게 하기 위해 먼저 우리 또한 이 청년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그들에게 기꺼이 나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다정하고 세심한 '좋은 어른' 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울러 이문수 신부의 청년밥상 문간이 2호점에 이어, 3호점, 4호점.. 이렇게 전국으로 확대되어 그의 청년 사랑이 많은 청년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래본다.
"벼랑 끝에 선 누군가의 마음에도 단단한 징검다리가 놓이기를"
<청년밥상 문간 2호점을 낸 이문수 신부> 사진 출처: 이대학보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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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