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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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글쓴이
김영하 저
문학동네
평균
별점9.2 (535)

 친근하고 선한 인상에 대화할 때도 모르는 것 빼고 다 알 것 같은 말투,  부드러운 톤으로 자분자분 대화하는 그 모습에 작품이 궁금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을 읽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 참 관찰력이 뛰어나고 깊이 통찰한 흔적이 보였다.

 이번 [여행의 이유]에서도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접근 할 수 있으면서도 한 주제에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작품이 나오고 여러가지 경험과 인물이 맞물려 있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어그러지지 않고 잘 돌아가는 것 처럼 모든 것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그래서 맛깔나다. 기분 좋아 지게 식사같다.  과부담스러운 과식도 아니고 뭔가 화려한데 양이 적어서 배도 안차는 것도 아닌 적절히 정량만 딱 먹어 흡족한 나른함이 있다.

 

 첫 파트인 [추방과 멀미]에서 추방은 중국에서의 추방이다.

정말 입국하자 마자 공항에서 비자가 없어서 추방을 당하고 바로 한국으로 가는 편도를 사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다. 심지어 중국에서 한달 살기위한 렌트비와 식비를 모두 완납했었는데 말이다.

비자가 없이 가고 단체여행객들에게 들고 계신 그 종이가 뭐냐고? 당당하게 물어 볼 수 있는 그 안온함이라니...정말 허를 찌르는 재미였다. (본인은 너무 당황스러우셨겠지만요)

여행은 이렇게 어이없음이 주는 에피소드가 진짜 여행을 만들기도 한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자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에서는 호텔예찬론이 나온다.

호텔이 여행에서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떄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 것 이다. "

 

내가 여행을 갈때는 호텔을 가장 비중을 많이 둔다. 우선 5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숙소가 많지 않다.

그리고 청결도와 부대시설 등등 집에서 느끼지 못한 어떤 서비스 등등 내가 집안일에 손을 놓을 수 있음 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몇시간 전 다른 누군가와 이 공간을 함께 누렸다는 것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작가가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가 참 좋다는 생각이 잘 나타난 구절이 있다.

 

"작가는 우렁찬 목소리보다는 작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 없는 음성으로 낮게 읊조리는 소심한 목소리에 삶의 깊은 진실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그런 웅얼거림을 잘 들으려면 발화자 가까이에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작가가 아니더라도 이는 정말 우리의 삶에 필요한 중요한 자양분 같다.

요즘 우리는 너무 귀를 닫고 산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고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렇게 듣지 못한다.

 

또 괜찮은 마인드 투~~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게 여행이다. "

 

모르는 사람에게의 환대란 그리 쉬운게 아니다.

그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환대를 받아본 사람만이 베풀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환대를 신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존재 somebody가 되는 게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 nobody 일 뿐이다.

 

노바디라는 것은 결국엔 나를 내려놓는 겸손함이다.

겸허함을 장착해야 비로소 나를 찾아가는 여정인 여행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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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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