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책이야기

쉼
- 작성일
- 2009.6.22
잘 가요 언덕
- 글쓴이
- 차인표 저
살림출판사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은 듯이
맑고 가슴저리고 순수했습니다.
짝짝짝!!!
예전 배우로서 팬이었었는데 정말 작가로서도 팬이 될 것 같아요.
데뷔작으로는 너무나 성공이란 말 밖에 해 줄 말이 없네요.
무거운 주제이고 예민한 주제인 위안부 문제와 1930년 대를
이렇게 청초하게 정답게 그려 낼 수 있다는 것에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수 있네요.
1931년 가을 백두산 자락에 있는 호랑이 마을,
그곳에 잘가요 언덕이 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의 화자는 다름 아닌 제비입니다.
참 재미있는 설정이죠.
독자로 하여금 하늘에서 내려다 보게끔하는 모든것을
투시하게끔 하는 배려..
마을 촌장님 댁 순이와, 코를 훌쩍 훌쩍 되는 고아 훌쩍이,
엄마와 여동생을 백호에게 빼앗기고 아빠와 백호에게 복수하겟다고
호랑이를 쫒아다니는 용이가 이 소설의 주인공 입니다.
참 주인공 격이 되는 가즈오도 있네요.
처음에는 가즈오의 편지가 나오길 래...이건 뭐래 했더랬죠
편지 형식으로 나오니 인간적으로 보입니다.
일본인 병사도 처음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 나갔던 전쟁
가족들과 친구들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나간 사람들이
점점 전쟁을 위한 전쟁 속에서 염증과 혐오감을 느끼게 되네요.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이 있어요.
가즈오의 부대가 호랑이 마을에 처음 배치되고
서로 어색할 무렵 배가 오고 벼가 모두 꺽이게 됩니다.
일본인 중에 농부 엿던 사람이 벼이삭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진흙만 털면 되겟다고 모두 해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모두 일으키게 됩니다.
<다시 살아난 벼 이삭은 더 많은 쌀 알갱이를 품어 키워낼 것입니다.
그 쌀 알갱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어 지치고 배고픈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단초가 되는 것입니다.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너무 맘에 드는 구절이어서 적어 두었습니다.
2만명이나 되는 이땅의 14-25세 위안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도
전쟁이 주는 폐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 해 볼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준 고마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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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