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책이야기

쉼
- 작성일
- 2021.8.27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 글쓴이
- 주영하 저
휴머니스트
의, 식, 주는 너무나도 중요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문화이기에 다양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느정도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주제이기에 제목이라도 들여다 보게 된다.
그래서 내가 실수했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의 '이렇게'를 내 맘대로 해석해 버렸다.
아직도 식욕이 왕성한 나에게 '이렇게'는 '이렇게 꾸준히 많이, 다채롭게'로 읽혔다.
그래서 한국인이 먹고자 하는 의욕의 심리적인 부분을 파헤친 음식이야기인 줄 알았다.
분명 빨간 글씨로 '식사 방식으로 본 한국 음식문화사'라고 했건만 말이다.
확실히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나에게도 있었다는 증거다.
암튼 예상과 달랐지만 흥미롭고 학구적인 이야들이 많았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은 아니고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는 음식문화사로서 역사학적인 고증도 많이 나온다.
왜 신발을 벗고 방에서 식사를 할까?
왜 양반다리로 앉아서 식사를 할까?
왜 낮은 상에서 식사를 할까?
왜 집집마다 교자상이 있을까?
왜 회식 자리에 명당이 따로 있을까?
왜 그 많던 도자기 식기가 사라졌을까?
왜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먹을까?
등등에 관한 음식문화사다.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개인적인 욕망을 실현하는 행위 가운데 하나인 식사 과정에 도구가 사용되면서 먹고 마시는 행위가 미학적 양식으로 전환되었다고 보았다. 식기 역시 식사의 미학적 양식화의 결과물이다."
현대사의 재미있는 음식에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나온다.
1976년 6월 29일 서울시에서는 7월13일부터 음식점에서 스텐 밥공기에만 밥을 담도록 의문화하는 규정을 요식협회에 시달했다. 이후 보건사회부에서는 1981년 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는 행정조치를 내놓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웃긴 제도 같은데 <식량 절약 및 식생활 개선 방안>이라는 행정지시였다고 한다. 스텐스릇은 지름 10.5cm, 높이 6cm의 스텐 공깃밥그릇을 사용라고 지정해주었다고 한다.
요식업계에서는 반겼다고 한다. 물가 절감이 되니 말이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이시게 나오미치는 세계 각 지역의 공동체에서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할 때의 상차림 방식을 <개별형>과 <공통형>, 그리고 <시계열형>과 <공간전개형>으로 나누었다"
외국에서는 우리의 식문화 중에서 밥, 국만 개별적으로 먹고 반찬을 공유하는 문화를 신기하게 보는 모양이다. 코로나 때문에 이 문화도 다소 변화가 있어 보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소개할 때 한식당에서 반찬을 공유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한단다.
음식문화사 만으로도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식기쪽으로 넘어가면 광산 채굴량까지 확인 할 수 있을 적도로 폭넓고 다양한 문화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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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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