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읽는중..

소라향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7.31

겨울바람 _ 이미순
너의 손끝이 / 그렇게 차갑게 변할 수밖에 없는
무슨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나뭇가지 그 끝에 / 미처 저 머물 고향 찾아가지 못한
몇 개의 마른 잎들이 / 너의 시린 등에 업혀 / 허공을 맴돌고 있다
언젠가 푸른 숨소리 / 숨 막히게 하늘을 가득 메우던
그런 때가 있었다 /
밤이면 별들의 눈은 / 더욱 빛이 나서
너는 부드러운 몸짓으로 / 알 수도 없는 끝을 찾아가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이기도 하고
이제 한 점 작은 미련이라도 / 털어 내려는 것인지
점점 싸늘해지는 너의 두손은 / 노란빛으로 자꾸 오그라드는데
어쩌란 말인가 / 내 너의 손을 잡아 주기에는
너무 멀리 떠나 와 버린 것을
시간이 흐르고 나면 / 차게 얼어 버린 마음들일랑
다 떨쳐버리고 / 소리 없이 흐르는 미소라도 전하며
그렇게 살자 / 그렇게 살도록 하자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을 어찌하면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지 생각중이다..
싸늘해지는.. 얼어버린 마음을 녹일 수 있다면 좋겠다..
억새 춤 _ 이미순
나붓나붓 흔들리는 / 마른 몸짓으로
때로는 꺽어질 듯 / 휘청 / 제 한 몸 부스러지도록
바람에 흩날리는 있는 / 어느새 빛바랜 머리카락을 보았다
땅속 깊이 / 두 손으로 움켜쥔
잔뿌리조차도 / 나를 버티게 해 준 / 놓을 수 없는 삶의 동반자
두 어깨 짓누르던 / 가난했던 나의 긴 시간들
덜어내고 덜어내면 / 저토록 가벼이 흔들리는 / 몸짓을 닮아 갈 수 있을까
어설프기만 한 나의 흉내는 / 울컥 걸려드는 목 울음에 / 가슴이 아프다
이 시를 읽으며 울컥했는데..
마지막 연이.. 딱 내마음이다..
마른 몸짓, 한몸 부스러지도록, 빛바랜 머리카락.. 울컥했다..
여행 _ 이미순
채우려 하지 말고 / 비우려 하지 말고 / 억지로 잊으려 하지도 말고
성급한 약속 하지 말고 / 과분하게 나눠 갖지 말고 / 쉽게 눈물 흘리지 말고
익숙해 있던 사치를 털어내고 / 길 위에 섰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 나를 찾기 위해 /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행을 떠나며.. 드는 생각
비우고 와야지, 잊고 와야지.. 그랬는데.. 그러지말란다.
잊고 있던 나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란다.. 다행이라 생각하며..
시를 읽으며.. 마음을 읽는다..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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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