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향기
  1. √ 책읽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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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처럼



 



신촌 골목길을 걸으며 네가 해준 이야기



누군가 그 얘기를 듣고 한참을 울더니 소설로 쓰라고 했다



 



너는 희미하게 웃었고



사실은 말야, 나도 뭔가를 쓰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때 기차가 굉장한 소음을 내며 지나갔다



 



내가 매일 밤 조금씩, 어떤 날은 겨우 한두 줄에서 멈출뿐이지만



어떤 날은 수십 페이지씩 써내려가기도 하는 소설 속에서



누군가는 이미 죽었고 누군가는 죽은 이들을 생각하고 있었고



다들 각자의 장면들을 살고 있었는데 언젠가는 모두 점으로 소멸될 것이었다



아직 쓰지 못한 다음 장면을 기다리느라 행인1과 행일2와 행인3이



서로의 얼굴을 흘끔거리며 굴다리 아래 서 있었고 그때 기차가 또 한번 지나갔다



 



방금 뭐라고 했어?



 



우리는 결국 인사도 못한 채 뿔뿔이 헤어졌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소설을 고쳤다



 



행인 3이 짐을 챙겨 역으로 떠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기차에 오른 그가 좌석을 찾느라 두리번 거리는 사이 사람들은



자리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역에서 출발해



이미 여행을 하고 있던 중었다 기차가 출발하면 창문에 비친 얼굴들은



자기만의 생각과 잠에 빠져 희미해지고 기차는 계속해서 멀어지다



이제 하나의 점이 되어버렸는데 이게 다 소설 속 이야기는 아니었다



 



...  소/라/향/기  ...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한여진 저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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