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개바빠 보이는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됐는데 예상과 너무 다른 책이었다. 나는 하루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나 일정을 밀리지 않고 소화하는 방법처럼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팁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내 기대를 넘어선 것을 전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알고 싶었던 것인데 저자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이겠지만 내 예상과 너무 달라서 당혹스러웠다. 예를 들면 93번째 팁으로 ‘최적의 온도 설정하기’를 제시하는데 이는 최적의 온도를 설정하면 옷장에서 스웨터를 꺼내서 입고 벗는 시간이나 창문과 블라인드를 여닫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맞는 말인데 황당해서 웃어버리고 말았다.


짧은 분량에 알록달록한 일러스트까지 더해져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익히 알려진 너무 당연한 내용이 많아서 책장을 휙휙 넘기면서 봤지만 멈칫하게 되는 부분도 꽤 있었다. ‘해마다 일주일이 더 추가된다면 무얼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은 곧 시간을 잘 관리하면 일주일의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는 말이라 새삼 놀라웠다. 저자는 디지털화와 미니멀리즘을 추천하는데 나는 종이책으로 탑을 쌓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체계적인 시간 관리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고,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시간 관리 책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밑줄긋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건, 실패할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 p.14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적을수록, 보물이 숨어 있는 샛길을 탐험할 시간은 더 많아져. - p.57

연구에 따르면, 계획하는 데 1분을 쓰면 실행하는 데 5분을 아낄 수 있답니다. - p.65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인내심을 가져야 해. 자연에는 나름의 시간표가 있으니까. - p.79

...쉽고 편안한 일을 하면 결국 어렵고 불편하게 살고, 어렵고 불편한 일을 하면 순탄하고 안락하게 살게 된대. - p.82

...실패란 단지 뭔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좌절 또한 목표를 실현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 p.96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