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其他

조르주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9.12.2
음... '건방진 우리말 달인'의 저자이신 엄민용 선생께 좀 실례인지는 모르겠으나, 로그온 한 김에 '진정 건방진'글 딱 한 번만 더 쓰고 싶다. 지금 쓰려고 하는 내용도 뭐가 옳다 그르다 단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시론 개진에 불과한 것이라서, 되려 내가 틀렸으면 지적을 받고 배우면 되는 것이니 문제될 건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지만,... 흠 그래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으니까 요렇게 공개리에 떠벌여 보기도 하는 것임.
본론:
‘건강하세요’는 ‘건강하세’에 존대를 나타내는 ‘요’가 더해진 말..
이라고 하시지만, 내 생각에는
건강하(어간)+ 시(존칭 선어말 어미) + 어요(명령 혹은 청유를 나타내는 종결어말어미)
의 분석이 맞지 않나 싶다. 짐작하기로 우달이 님의 의도는
세(청유형 종결어말어미)+ 요(비격식 존대의 보조사)
가 아닐까 싶어서.
의미상(물론 '건강하세요(x)'자체가 우달이 님의 지적처럼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니, 어디까지나 추정상의, 혹은 의제된 '의미'일 뿐이지만)으로도 그렇고(과연 저 표현이 같이 건강하자는 의미일까 아니면 2인칭 청자에게만 빚어질 결과를 바라는 걸까), 또 청유형 어미 '-세'에 다시 보조사 '요'가 붙는 경우는 드물다1)는 이유에서도 그렇다. 아 물론 분석이 어떻게 되건 저 '건강하세요(x)'는 그른 표현이다.
餘論:
한 10년 전에 자정시간대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최고인기였던 '유희열의 FM음악도시'가 생각이 난다. 신세대 코드에 이어 '부드러운 남자'를 무척 강조하던 그때 이 방송은 그 선곡, 테마, 출연진의 말투에 이르기까지, 서울 젊은층에게 있어 한 문화교본이 아니었나 회고될 정도이다. 강남삘 가득한 그 프로그램의 일관된(그들 제작진이 '미는') 클로징멘트는 '행복하세요'였다(물론 여기서 처음 coin된 건 당연 아니고 본래 특정 동네에서 특히 즐겨 쓰던 말투).
들으면서도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생각이 항상 들긴 했으나 마치 동사 '살찌다'가 형용사로도 오용되고 있는 것처럼 이 형용사에도 언중이 동사 '행복해지다'의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걸까 하는 느낌도 있었다(형용사로서 바른 표현은 '살지다'이다). 여하간 규범은 아직 형용사 '살찌다'를 채택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 동사 '행복하다'의 경우는 이제 현실에서의 세몰이조차 주춤해진 형편이다. 우달이 님은 주변에서 아직 저 '표현'을 자주 접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내 귀가 판단하기로 그 활용(오용?) 빈도는 10년 전 무렵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것만 같다.
1)
'아니 저기 길순이가 새참을 가지고 오네? 여보게들! 빨리 가서 배좀 채우세! '
이 문장에서 '채우세'에 '요'를 붙여 보자. 의미가 존칭 청유가 되는 게 아니라, 가벼운 명령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지 않는가?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건강하세요' 등의 형태소 분석에서, 이미 '세'에 '요'가 붙은 꼴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국어 사전에는 아예 '-세요'를 독자 어미로 봐서 독립된 항목으로 싣고 있기까지 한데, 어떻게 보건 위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