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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
글쓴이
정우철 저
EBS BOOKS
평균
별점9 (23)
오후기록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다.



TV만 켜면 음악 오디션 프로들이 넘쳐난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재주꾼들이 화면마다 가득하다.



그 중 누가 우승을 하고 스타가 될까.



외모, 재능, 노력, ... 많은 것들이 중요하겠지만 TV오디션에서는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 요인이다. 방송에 나올 정도라면 누구를 뽑아도 실력이야 보증될 터이니, 그 때부터는 참가자에게 어떤 서사가 입혀지는지가 중요하다. 엄친아 이미지로 매력을 뽐내기도 하고, 어려운 환경을 강조해서 캔디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시청자는 참가자들이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마음이 끌린다. 팬이 된다.



 



음악 콩쿠르는 시청자 투표가 아닌 전문 심사위원의 심사로 우승자가 결정된다.



오직 실력이 중요하다.



어떤 것이 더 좋은 지는 잘 모르겠다.



 



음악만 그런 게 아니다.



미술계에도 기존의 미술 해설과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이 있다.



EBS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분이다.



 



도슨트 정우철.



(도슨트란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일반 관람객들에게 작품, 작가, 미술의 흐름 따위를 설명해 주는 전시 해설가라고 한다. 굳이 전시 해설가라는 우리말을 두고 영어를 쓰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전시라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으니, ‘도슨트(docent)’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그의 해설은 다르다.



기존의 미술 해설이 작품의 사조, 기법, 작품이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중심을 두고 화가의 인생 이야기는 최소한으로 다루는데 비해,



저자의 해설은 화가의 인생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어느 때는 화가의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다르다. 미술 사조나 기법 이야기는 잘 등장하지 않는다.



 



기존의 미술 해설이 음악 콩쿠르라면 정우철 님의 미술 해설은 TV오디션이다.



 



현대 미술은 어렵다.



직관의 눈만을 가진 나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도 기존의 전문 용어 난무하는 미술 평론이 아니라



화가의 인생에 집중하는 저자의 설명을 듣다보니 난해한 작품도 정겨워 보인다.



 



책에는 다섯 명의 화가가 등장한다.



구스타프 클림트, 툴루즈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클로드 모네.



저자는 이들의 인생과 작품이야기, 그리고 그 작품들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말해준다. 1840년생 모네부터 1884년생 모딜리아니까지 친절하게 연표로 생몰연도와 주요 작품이 완성된 시기도 알려준다.



 



대표적인 현대 미술가라는데 툴루즈로트레크나 알폰스 무하라는 화가는 처음 들어봤다. 많은 화가들을 제치고 굳이 이 다섯 명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긴 하지만 책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저자의 마음이야 알 수 없지만, 화가들이 현대 미술에서 가지는 무게를 독자 스스로 느껴보길 원하는 건 아닐까 짐작해 본다.



 



클림트, 로트레크, 무하, 모딜리아니는 거의 동시대에 활동한 화가들이고, 모네만 20~40년 정도 앞선다.



보통은 시대 순으로 언급할 텐데 이 책의 순서는 반대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네 명의 화가를 먼저 소개하고 마지막에 가장 선배격인 모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다섯 명의 화가 외에도 그들에게 영향을 주었거나 교류했던 화가들의 이야기도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빈 분리파를 만들어 당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을 그린 클림트.



새로운 시선으로 대상을 찾은 툴루즈로트레크.



예술을 상업적으로 대중화시킨 알폰스 무하.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모딜리아니.



야수파, 입체파 등의 현대 추상미술을 탄생시킨 인상파의 대표 화가 모네.



 



이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화가가 있다.



로트레크.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예술가라면 다른 모두가 바라보는 방향이나 장면 대신 자신만의 시선으로 남들이 찾아내거나 보지 못한 순간들을 찾아내고 그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줄 줄 알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게 된 계기였죠. 이 즈음부터 로트레크는 새로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기 시작합니다.



본문 p.96



 



로트레크는 포스터의 선구자로 불릴 만큼 세련된 포스터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다방 자포네같은 그림을 보면 120여 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도저히 여겨지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지금 봐도 멋진 포스터 작품들도 매력 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다.



침대라는 그림인데 1892년 작품이라고 한다.



두 사람이 한 침대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둘 다 머리가 짧다. 남자 아이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란다. 매춘부들이라고 한다. 머리카락까지 잘라 팔 수 밖에 없는 지독히도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자고 있다. 동성애를 표현했다는데 그거까진 잘 모르겠다.



작품에서 소외된 이들을 가련히 여기는 로트레크의 절규가 들려온다.



새로운 시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귀족이나 부자들의 초상화를 그릴 때 로트레크는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극빈층을 애틋한 마음으로 그렸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더니 그림 한 장에 유명 지식인이나 정치가의 연설을 능가하는 감동이 있다.



이 그림 외에도 로트레크의 많은 작품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것이 그림의 힘인가 보다.



 



미술을 이야기하는 책이니만큼 아름답고 독특한 그림들이 많이 실려 있다. 지루할 틈이 없다.



명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고 한다.



100년이 넘은, 지구 반대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지금 봐도 조금의 이질감이나 촌스러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걸작이 맞나보다.



 



현대 미술은 여전히 어렵다.



책 한 권 읽었다고 금방 쉬워지길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게 유일한 게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저자가 있어 덜 부담스러워졌다.



 



저자가 책에 소개한 화가들은 정해진 그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도슨트 정우철 님은 기존의 미술 해설에서 벗어나 화가의 인생이야기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자기만의 답을 찾았다.



 



이제 내 차례다.



미술을 보는, 사물을 대하는 나만의 관점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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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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