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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9.22
[eBook]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
- 글쓴이
- 신진희 저
메이트북스
사람들은 존재하는 시공간에서 자신의 흔적을 점으로 찍어낸다. 이 점들이 모두 역사다. 이 중 우리가 역사로 아는 점들은 역사가들에 의해 이미 선택된 점들이다. 역사가들은 현재로 이어진 일정한 경향을 가진 점들을 발견하고 선택한 선으로 연결한다. 이 선은 역사 속 법칙 혹은 성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다. 과거의 점들을 선으로 이어 지금의 나와 연결해보며 나의 위치와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6/234)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의 저자 신진희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한다. 그는 중학교 역사 교사로서 제도권 역사교육만으로는 세계사 상식을 충분히 배울 수 없다고 느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역사는 암기의 압박 때문에 부담스러운 과목이다. 나 역시 좋아하는 과목이라 재밌게 공부하다가도 현대에 가까워지면서 외워야할 연도와 사건이 촘촘히 엮이는 부분에서는 포기하고 싶을 때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와 왕조 중심 서술은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려워 흥미를 잃을 때가 많았다.
이번에 yes24북클럽으로 읽은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는 기존의 역사책과 다르게 서술되어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시험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긴 하지만 책의 구성이나 저자의 서술 방식이 독특하다는 점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 책은 세계사라고는 하지만 분량의 제한 (종이책 327 페이지)때문에 세상 모든 곳의 역사를 담지는 못한다. 저자의 판단대로 현재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건 위주로 하다 보니 유럽, 북미, 중국, 인도, 서남아시아 몇 개국의 역사가 주로 등장한다.
저자는 인류역사에서 국가, 종교, 혁명, 제국, 도시, 과학, 법이라는 7개의 키워드를 찾아 대목차로 나누고 각 주제마다 그것이 지역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생성 발전했는지, 그리고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준다.
문명이 싹트던 청동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지구 곳곳의 모든 일 중에서 엄선한 중요한 일들이 한권으로 엮인 만큼 책의 어느 구절, 어떤 단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 중에서도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들자면 2장 종교 편에서 신화와 종교의 차이를 구분하는 부분과 3장 혁명 편에서 혁명이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신화는 인간이 문명을 이루며 주변과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자기중심적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공동체와 합의된 설명이다.
......
그래서 신화 속 이야기들에는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 뚜렷하게 있지 않고 어떤 규율이나 도덕적 잣대가 강요되지도 않는다.
반면 종교는 다르다.
......
종교에는 선과 악에 대한 신이 부여한 기준이 있고 삶을 지배하는 생활양식과 사회적 규범이 정해져 있다. 신화의 신이 혼돈 속에 태어나 그냥 존재했다면, 종교의 신은 우주를 만들고 자연을 만든 전지전능한 절대적인 존재이며 인간은 신의 뜻대로 살아야만 사후에 신의 세상으로 갈 수 있다.
(p.64/234)
저자는 신화란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초기에 형성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당시의 이해가 구전된 것이라 하고, 종교란 신화 이후 문명을 이룬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초월적인 권위를 제공하기 위해 등장했다고 본다.
그리스의 신들이 선, 악의 개념이나 도덕에 관심이 없는 이유와 기독교의 신이 선, 악 개념을 강조하며 엄격한 까닭이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유럽의 신화와 종교 위주의 해석이라 다른 지역의 신화와 종교가 이 논리에 모두 맞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그래도 크게 보면 합당한 설명인 듯하다.
사전에서 혁명을 찾아보면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이다.
......
그런데 이 사건이 쿠데타인지, 변혁인지, 혁신인지, 개혁인지, 의거인지 등의 의미를 부여하고 판단하는 것은 변화된 세상에 살며 혁명을 역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몫이다.
......
혁명의 영향으로 변화된 사회에 살아가면서 변화의 혜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사건을 혁명이라고 이름 붙여주어야 혁명이 된다.
(p.102/234)
저자는 혁명의 예를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찾는다. 책에서는 2016년 촛불 시위로 시민들이 정권을 교체한 사건을 예로 든다. 촛불로 정권은 교체했지만 시민들이 추구한 자유와 평등, 평화의 이념이 하루아침에 바뀐 건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노력으로 지금도 변화하는 중이며 따라서 촛불시위가 혁명이 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역사서는 독자가 제3자의 입장에서 역사적 사건을 보는 형태로 되어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방법과는 다르게 우리를 역사책 안으로 끌어들여 독자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나는 벌써 책 내용의 세세한 부분을 잊어 짧은 후기를 쓰는 동안에도 몇 번씩이나 책을 검색하고 있다.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공부》시리즈가 여럿 출간된 걸 보면 제목이 저자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라져가는 기억을 잡으며 되도록 제목에 부합하고 싶다. 그러려면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발판으로 세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꾸준한 관심으로 살펴봐야할 것이다.
이 책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세계사에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게 되어 다른 도서나 강연 또는 동영상을 찾아보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감당하기 바란다.
(저자 소개란 인용)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는 인류역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의 말대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데는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사 공부를 처음 시작하거나 역사는 암기과목이라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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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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