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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6.12
감정은 상처가 아니다
- 글쓴이
- 웃따 저
웅진지식하우스

지난 달 부서이동을 했다. 비슷한 일을 하는 곳이니 크게 걱정할 건 없었지만 문제는 사람이었다. 낯선 사람들과 괜찮을까. 새로 만나는 어린 상사의 성격이 이상하진 않을까. 초두효과가 중요하다던데 첫인상이 어설퍼보이진 않을까. 그렇게 긴장한 채로 한 달이 되었을 때 책을 보내준다는 메일을 받았다.
유튜브로도 유명한 웃따 작가의 <감정은 상처가 아니다>. 낯선 곳에서 좌충우돌하는 내게 필요한 책이라 더욱 반가웠다. 표지그림처럼 20~30대 사회초년생의 고민이 주로 등장하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낄만한 사례가 많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무례한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2부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식, 3부에서는 자기를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법, 4부는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대화의 기술을, 마지막 5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챕터별로 여러 사례가 등장하고 예시의 마무리마다 저자의 심리처방이 네 가지로 정리되어 있다.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막상 현실에서 부딪히면 이게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 책은 챕터별로 여러 내담자의 사례를 보여주고 개선 방안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독자마다 각자의 상황에서 응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사람의 콤플렉스는 그 사람에게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은 타인을 볼 때 그렇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독립성을 수용하고 인정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그 사람의 문제는 그 사람에게 돌려주는 게 어떨까요? 그 사람의 열등감가 콤플렉스를 내 것으로 가져오지 마세요. 주인 찾아가야죠. 나에게 날카롭게 다가온 그 평가는 사실 그 사람 겁니다.
(p22)
가는 곳마다 만나는 선을 넘는 사람들. 새로운 부서에선 어떨까 했는데, ‘역시나’다. 소위 ‘빌런 보존의 법칙’은 이곳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지만 인간의 귀는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다. 안 좋은 말일수록 쏙쏙 박혀 두고두고 괴롭힌다. 생각해보면 괴로워할 가치도 없는데 알면서도 흔들린다. 저자는 상대가 나를 과하게 지적한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닌 그 사람의 콤플렉스라고 설명한다. 이럴 때 최선의 해법은 물리적인 거리를 두는 거다. 문제는 그럴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것. 물리적으로 멀리 할 수 없다면 최대한 다른 일을 하며 정서적으로라도 피해보자. 남이 나를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나’는 상대의 평가로 정의되지 않는다. 수많은 평가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자.
대화의 기술
정말 중요한 건 듣는 거예요. 사람들은 자기가 말하게 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가진 재주가 없어도 조건이 별로인 것 같아도 정말 진중하게 잘 들어주는 사람은 사회에서 호의적인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p206)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잘 호응해야 한다는 건 대화의 기본이지만 현실에서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무슨 이야기든지 자기의 경험과 관련짓고, 상대의 말보다 마음을 분석하려하고, 정답을 찾으려하는 행동들. 대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이다. 듣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잘 듣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바꿔 말하기’와 감정이나 느낌에 호응하는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둘 다 쉽지 않지만 더 어려운 건 두 번째다. 피드백이 한 템포 늦어 딴에는 신경 썼지만 머쓱해질 때가 있다. 중요한 건 진심이라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도 무시할 수 없으니 괜찮은 대화를 하고 싶다면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
내향인이어도 괜찮아
나의 성격이든 남의 성격이든 비난하지 말고 장단점을 인지하며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는 겁니다. 내향인은 에너지가 빨리 닳고, 비관적인 면모가 있고, 수줍음이 많고, 생각도 많아서 힘들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걸 고쳐야 할 문제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 자체를 받아들이시면 돼요.
(p221)
어린 시절 내게 이런 말을 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활발하고 외향적인 친구들과 비교하며 그런 성격이 되라고 요구하는 어른들. 말썽을 부린 적도, 친구들과 싸우는 일도 없는 얌전한 아이였지만 성격이 까다로워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았다. 속상하지만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반박도 못했다. 시간이 한참 흘렀어도 ‘성격이 까탈스러워 친구를 못 사귄다’는 평가는 지금까지도 인간관계가 삐걱댈 때마다 나를 괴롭힌다. 그 모든 게 까탈스런 내 탓 같아서.
요즘 내향인을 응원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내향인의 한사람으로 반갑고 한편으론 지금껏 성격 때문에 피해보았던 일들이 떠오르며 새삼 억울해지기도 한다.
책을 읽다보면 등장하는 사례들이 심리상담사를 찾을 정도로 힘들어 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라 ‘나는 그렇지 않아.’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정적인 감정은 누구나 갖고 있다. 건강할 때는 보이지 않다가 마음의 면역력이 약해질 때면 스멀스멀 자라나 내면을 괴롭히는 감정들. 저자가 소개하는 구체적인 치유법들은 그렇게 마음이 힘들 때마다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감정은상처가아니다 #웃따 #웅진지식하우스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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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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