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문외한의 음반듣기

시리작가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1.30
내가 알고 있었던 레퀴엠은, 아니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레퀴엠에 대한 것이라고는 영화<모짜르트>에서 모짜르트가 죽기 직전에 작곡하던 레퀴엠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서 인지, 죽은자를 위한 곡으로
우울하고, 어둡고, 음습할 것이라는 편견에
공포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자연스레 전혀 듣고 싶지않은, 그리고 일부러 찾아 들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다.
우연히 베르디의 레퀴엠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미 광고로 익숙해져 있는 음악인데다가,
레퀴엠은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한 음악으로만 이루어 졌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레퀴엠이었어? 하는 놀라움에
다시 듣게 되면서, 전체가 곡으로만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중후한 목소리의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뭔지모를 경건함과,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래서 집에 있는 레퀴엠중 우선 눈에 띄는 것들을 골라 몇개를 들어 보았다.
그중에서 각각의 느낌은 다르지만, 대체로 듣기 좋았던 것은 6개.
주세페 베르디 : 레퀴엠 (2007년 카다로그 포함)
London Symphony Orchestra 오케스트라/Richard Hickox 지휘/London Symphony Chorus 노래 | CHANDOS | 2007년 08월
Faure : Requiem / Messager : Messes : Philippe Herreweghe
La Chapelle Royale 오케스트라/Philippe Herreweghe 지휘/Gabriel Faure 작곡 | Harmonia Mundi | 2003년 11월
페르골레지 : 스타바트 마테르 - 클라우디오 아바도
London Symphony Orchestra 오케스트라/Claudio Abbado 지휘/Lucia Valentini Terrani 노래/Margaret Marshall 노래 | Universal | 1997년 12월
루이지 케루비니의 레퀴엠/ 모짜르트의 레퀴엠 / 세르반테스를 위한 레퀴엠

우연히 접하게 된 레퀴엠 덕분에
집에 있었도 전혀 들을일 없을 레퀴엠들을 즐길게 된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죽은이에 대해 한없이 슬퍼할 것이 아니라
레퀴엠을 들으면서 살아있는 자로서, 삶에 희망을 갖고
남아 있는 삶을 기꺼이 즐기며 살아라는 메세지를 주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심란하거나 경망스러울때 들으면
마치 아로마테라피의 효과처럼
마음을 정화 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늘 편견을 없애고, 편협해 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미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깨기는 쉽지가 않다.
다만, 어떤 형태이건 그때 그때의 우연한 마주침으로 인해,
틀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클래식 음반은 들어도 들어도 그것이 그것 같은데다가
많은 작곡가의 수많은 작품번호들,
공부를 해야만 들을 수 있을것 같은,
웬지 나와는 다른 이들만 즐기는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고,
우선 내가 좋아하는 악기인 '첼로' 연주 음반을 쭉 들어보면서
올해부터 클래식 음반을 들으며 또다른 즐거움을 찾아 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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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