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보다는 잡생각

시리작가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3.30
그렇구나, 벌써 5년이 지났구나..라고 나도 모르게 읊조려지면서,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사촌동생 Y가 중학교무렵 유독 장국영만을 좋아했었다.
몇 권이나 되는 사진앨범에는 장국영 사진과 스크랩으로 빼곡히 차여 있었고,
가끔 놀러가 보면 장국영 사진으로 도배된 새 앨범이 매번 늘어나 있을 정도로
광팬이였다. 우리의 대화는 늘 장국영으로 시작해서 장국영으로 끝났고,
때로는 너무 좋아하는 사촌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기도 했었다.
어쨋든 덕분에 관심조차 없었던 그에게 자연스레 호감이 생겨버렸다고 해야하나.

대학 2학년쯤 비디오 기기를 처음 구입했었다.
동생녀석이 구입기념 개시용 영화로 <영웅본색>을 대여점에서 빌려와,
온 집안 식구가 둘러앉아 오손도손 감상 했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덕분에 엄마는 주윤발 팬이 되셨지만..
장국영이 거짓말처럼 떠나가
버린것이 벌써 5년이 되었다.그런 그를 떠올리니, 나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우수에 찬 모습과 함께
그의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연약해 보이면서도 강해보이며 때로는 막내동생 이미지로 90년대를 함께 했던 그의 영화들을 떠올려 보니..
<천녀유혼> 왕조현과 함께 했던 영채신..
대학시절 <영웅본색>의 주제가를 알 수 없는 중국말로 불러주던 노래 잘하는 후배녀석의
목소리도 영화의 기억과 함께 추억으로 떠오르고,
<최가박당>의 최가~박당~~ 멜로디의
영화음악과 장국영의 맘보댄스로 더욱 유명한
<아비정전>, <종횡사해> 그리고
<백발마녀전>의 임청하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고,
아아~
<패왕별희>는 정말이지 슬프고도 아름다웠다는 기억과..
<금지옥엽>에서는 장국영보다 원영의를 알게되었고, <금옥만당>에서 원영의와 함께 하면서 슬며시 원영의에게 질투를 느꼈던것 같기도 하다.
<동사서독>에서는 당시 잘나가던 홍콩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즐거움을 주었었다.
<타임 투 리멤버>, 양조위와 함께한 <해피투게더>,
꽃미남 곽부성, 금성무를 보려고 봤던 <친니친니>에서 까메오로 나왔었고..
<친니친니>를 보고 난 후 클래식 문외한인 내가 처음으로 구입했던
바흐의 <안나 막달리나를 위한 소품집>을 한동안 꽤나 들었던 기억도 나는구나...
한참을 그의 영화와 함께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잊혀지면서 그의 죽음과 유작으로 마음이 싱숭했었기 때문일까,
그의 유작을 못봤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게 되었다.
그의 유작인 <이도공간>을
찾아봐야겠다.투 유~를 날리던 그의 쵸콜릿 광고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그의 미소가 다시 보고싶구나.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