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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ungbaby
- 작성일
- 2019.1.9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 글쓴이
- 최승범 저
생각의힘
.
내가 대여섯살쯤? 엄마가 울고 있는 뒷모습을 본 기억이 선명히 남아있다. 한밤중에 잠이 깬 나는 무의식중에 엄마를 찾았는데, 엄마가 어두운 방 구석에 혼자 앉아서 소리를 죽이면서 울고 계셨다. 어린 나이에도 무언가를 직감적으로 느꼈던 나는 소리내어 엄마를 부르지 못하고, 조용히 다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면서. 다음날 눈을 뜨고 본 엄마는 다시 어제랑 변함없는 모습이었고 조금은 안심했었던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 울음의 깊이, 눈물에 담긴 진짜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같이 울게 된건 그로부터 20여년의 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20여년간의 시간이 나에게는 필요했다. 몰랐으니까. 무지했으니까.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밤하늘의 별도 따줄 것 같던 남편은 아이가 울면 짜증을 내는 사람으로 돌변했을 것이다. 잠든 남편을 방에 둔 채 가슴과 등에 나와 동생을 달고 숱한 새벽을 났을 것이다. 육아와 가사는 자연스레 여성의 일로 치부되어 독박을 썼을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집은 증조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으니, 그 가사의 노동은 가히 내 상상이상일 것이다. 엄마에게 늘 자기 삶은 뒷전이었다. 그보다 먼저 엄마이고 아내이기를 강요 받았다.
중년 남성이 멋있으려면? 아내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중년 여성이 멋있으려면 남편이 없어야 한다. 아침밥 차린다고 난리를 피울 것도, 뒷바라지한다고 억척스러울 것도 없다.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의 부담은 절반 이하로 준다.
나쁜 엄마 되는 것 또한 정말 쉽다.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고, 젖몸살을 앓으면서도 모유 수유하고, 답답해서 잠시 외출이라도 해서 아기가 감기에 걸리면 금세 이기적인 엄마가 된다. 나쁜 아빠 되는 건 정말 어렵다. 애가 울어도 쿨쿨 자고, 목욕 한 번 안시켜도, 유모차 끌고 동네 한바퀴만 돌면 금세 자상한 아빠로 소문난다. 이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엄마는 어두컴컴한 방에 홀로 앉아 얼마나 혼자서 울면서 눈물을 삼켰을까.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24살에 결혼을 했고 이 모든 것을 홀로 겪어낸 엄마의 삶은 나를 계속 울게 만든다.
패미니즘.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다.
평생 한국 남자로 자라며 공기처럼 마신 여성혐오는 그들의 사고의 기저에 뿌리박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이 책의 저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런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부럽다. 내가 조금 더 일찍 깨닫아서 엄마의 아픔을 덜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대여섯살쯤? 엄마가 울고 있는 뒷모습을 본 기억이 선명히 남아있다. 한밤중에 잠이 깬 나는 무의식중에 엄마를 찾았는데, 엄마가 어두운 방 구석에 혼자 앉아서 소리를 죽이면서 울고 계셨다. 어린 나이에도 무언가를 직감적으로 느꼈던 나는 소리내어 엄마를 부르지 못하고, 조용히 다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면서. 다음날 눈을 뜨고 본 엄마는 다시 어제랑 변함없는 모습이었고 조금은 안심했었던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 울음의 깊이, 눈물에 담긴 진짜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같이 울게 된건 그로부터 20여년의 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20여년간의 시간이 나에게는 필요했다. 몰랐으니까. 무지했으니까.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밤하늘의 별도 따줄 것 같던 남편은 아이가 울면 짜증을 내는 사람으로 돌변했을 것이다. 잠든 남편을 방에 둔 채 가슴과 등에 나와 동생을 달고 숱한 새벽을 났을 것이다. 육아와 가사는 자연스레 여성의 일로 치부되어 독박을 썼을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집은 증조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으니, 그 가사의 노동은 가히 내 상상이상일 것이다. 엄마에게 늘 자기 삶은 뒷전이었다. 그보다 먼저 엄마이고 아내이기를 강요 받았다.
중년 남성이 멋있으려면? 아내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중년 여성이 멋있으려면 남편이 없어야 한다. 아침밥 차린다고 난리를 피울 것도, 뒷바라지한다고 억척스러울 것도 없다.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의 부담은 절반 이하로 준다.
나쁜 엄마 되는 것 또한 정말 쉽다.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고, 젖몸살을 앓으면서도 모유 수유하고, 답답해서 잠시 외출이라도 해서 아기가 감기에 걸리면 금세 이기적인 엄마가 된다. 나쁜 아빠 되는 건 정말 어렵다. 애가 울어도 쿨쿨 자고, 목욕 한 번 안시켜도, 유모차 끌고 동네 한바퀴만 돌면 금세 자상한 아빠로 소문난다. 이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엄마는 어두컴컴한 방에 홀로 앉아 얼마나 혼자서 울면서 눈물을 삼켰을까.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24살에 결혼을 했고 이 모든 것을 홀로 겪어낸 엄마의 삶은 나를 계속 울게 만든다.
패미니즘.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다.
평생 한국 남자로 자라며 공기처럼 마신 여성혐오는 그들의 사고의 기저에 뿌리박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이 책의 저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런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부럽다. 내가 조금 더 일찍 깨닫아서 엄마의 아픔을 덜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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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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