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작가

우렁각시
- 작성일
- 2019.6.21
피리술사
- 글쓴이
- 미야베 미유키 저
북스피어
책이라면 무조건 좋아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편독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것을 나이탓으로 돌리며 무책임해지려나. 한달에 30권이상의 책을 읽던 시절과 비교하면 요즘 책을 읽지않는 편이다. 읽는 것이 좋고 쓰는 것도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피리술사》라는 제목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올려진 것은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다. 중세시대 독일의 도시 하멜른(Hameln)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잘 바뀌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까? 비슷한 예로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 다르다는 말도 있다. 또한 약속의 중요성을 잘 알려주는 동화기도 하다.
《흑백》과《안주》에 이어 '오치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번째 소설《피리술사》, 다른 사람으로 인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오치카가 흑백의 방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흑백의 방에 초대받은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오치카는 그것을 들어주는 역활, 흑백의 방에서 나눈 이야기는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화자는 말하고 떠나고 청자는 말하는 것을 들어 주는 것으로 역활 끝? 하지만 단순히 그런 것이라면 책이 인기를 끌 이유가 없잖아. 틀림없이 다른 무언가 비밀이 있을거야. 책속의 이야기와 상관없지만 미시야마 주머니 가게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복주머니를 만들고 싶어져.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수를 놓은 복주머니를 만들어 판다면 잘 팔릴까? 솜씨도 없지만 끈기도 필요한 작업이라 나에게 힘든 이야기다. 《피리술사》에는 다마토리 연못/ 기치장치 저택/ 우는 아기/ 가랑눈 날리는 날의 괴담 모임/ 피리술사/ 절기 얼굴 등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을 잘 읽지않는 요즘도 빼놓지않고 읽는 것이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책이다. 그래도 한달에 10권의 책은 읽고 있으니 다행,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할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이 있다면 그것도 비밀을 지켜준다면 그 장소는 인기를 끌 것 같다.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없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겠지?
'흑백의 방'을 찾아와 비밀을 털어놓고 마음의 평안을 얻어 떠나가는 사람들, 그들은 비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서 위안을 얻어가는 것이겠지. <피리술사>에는 '마구루'라는 이름의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등장한다. '마구루'는 인간의 원념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로서 일반적인 공격으로 없앨수가 없다. 책을 읽으며 괴물 마구루보다 괴물을 만들어 낸 인간의 원념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면 이상하려나?
에도시대를 배겨으로 하는 미야베월드 2막, 같은 작가의 책이지만 현대가 아닌 과거를 배경으로 하기에 더 좋아하는 시리즈다. 주인공 오치카가 겪은 일은 얼핏보면 삼각관계에 얽혀 생겨난 사건으로 보여지지만 속내(사정)를 살펴보면 그것도 아니다. 하엿튼 오치카가 어서 상처를 치유하고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 에도시대라면 좋은 남자 만난 결혼해 아이낳고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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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