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

길없는사람
- 작성일
- 2022.7.9
[eBook] 테라피스트
- 글쓴이
- B. A. 패리스 저
모모
언젠가부터 인스타그램 피드에 종종나타났던 책 홍보에 낚였다고 해야할까?
즐겁게 읽었으니 낚였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화자를 어떻게 설정하는가, 중간 중간 삽입하는 이중 플롯은 결말에 이르렀을 때 반전을 극대화하는데 어떤 기능을 하는가와 같은
이야기의 구조와 서사방법 그리고 편집 등에 대해서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었다.
그런 지식과 경험의 획득 만으로도 의미있는 읽기였는데, 순수한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있으니 금상첨화다.
어쩌면 영화적으로 구현하면 밋밋할 수도 있는 구조가 텍스트로 서사화되고, 흐름의 중간 중간 불확실하게 혹은 일부러 혼란스럽게 상담장면을 심어 놓아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종국에는 반전을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상담에서 활용하는 관용적인 표현을 통해 주문과도 같은 그 구절이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허황되고 허무한 읊조림에 불과하였음을 공개하므로서 독자들에게 허탈감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독자가 예측했어야 함에도 기어코 빠져버린 속임수의 복선으로도 기묘한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의 망실에서 오는 공허와 두려움으로 인해 불안정한 화자 앨리스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에 대해서 예민하게 인식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영화적 스토리라인에 어울릴 것만 같은 소재와 내용이면서도, 앨리스가 타인과 접촉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그 감정의 변화 등을 통해 이 책은 앨리스가 처하는 심리적 압박이나 가스라이팅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공감하고 심지어 동일시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 설정과 그 설정으로 말미암은 가치판단의 부정확성은 그저그래보일 수도 있지만 수고스러운 인과성의 직조 덕분이라 생각된다.
작가는 활자를 따라가는 독자들이 이야기 속 앨리스에 결정에 자연스럽게 편승하게 만들고 공감하도록 하기 위해 무던히도 논리적 인과성을 형성시키고 외부 변수를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작품 안에서 구현하여 독자로서 꼼짝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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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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