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카테고리

박대리
- 작성일
- 2020.1.19
느린멜로디의 대바늘 손뜨개 수업
- 글쓴이
- 백혜선 저
팜파스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잘 모르겠고, 나에게 "휴가시간"의 로망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책, 그리고 피아노, 마지막으로 뜨개질.
뭐냐. 19세기 버전의 이 여성스러운 로망은.
하여튼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되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하루종일 책읽기, 피아노 다시 배우기, 뜨개질하기인데
벌써 두가지가 체력적 조건 때문에 슬슬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뜨개질을 하면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어깨가 아프다.
1년에 한번 모자뜨기를 할 뿐인데도 요즘은 그것도 열개 채우기가 쉽지 않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삼일에 한개 정도 뜨는 것이 적당하다.
이런 상황이니 소품 외에 뜨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쉽게 느리게 뜨는 뜨개질책이 나왔다고 해서 또 눈이 번쩍 뜨였다.
나는 뭐든 다 책으로 배우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뭐 이것도 재주라면 재주겠지.
남들은 코바늘이 쉽다는데 코바늘과 영 친해지지 못했고,
그나마 대바늘로는 뭐라도 몇개 뜬 경험이 있으니 이것부터 시작해보자.
책을 주루룩 훑어봤는데 정말 탐이 나는 작품은 표지에도 나와 있는
윈도패인 블랭킷.
일단 사이즈가 엄청 크고 저렇게 줄이 똑바르게 뜨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언젠간 도전해볼 수 있겠지.
책을 받았으니 있는 실로 뭐 떠볼만한 것이 없을까 하다가
모자뜨기를 하고 남은 자투리실로 티 코스터를 떠보기로 했다.
색색의 실이 조금씩 남아서 알록달록 모자를 뜨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실이 조금씩 남아있었기 때문.
실 두께가 4.0으로 뜨기에는 좀 얇았기 때문에 3.5호 바늘로 25코를 잡아서 뜨기 시작했다.
그 조그마한걸 뜨는데도 TV를 보면서 떠서 그런가 양쪽이 비뚤빼뚤.
확~ 풀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다시 뜬다고 제대로 올라갈 것 같지 않아 포기.
대신 다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바로 시선 분산.
책에서는 티 코스터에 라벨을 달아 포인트를 주었는데,
나는 집에 굴러다니던 모양 단추를 달아보기로 했다.
깜찍한 곰돌이 모양 핑크 단추를 한쪽에 달았더니 그럴듯.
근데 옆선이 책과 너무 차이가 나네. 아흐흑..
조카애들 빨간 모자를 떠주고 남은 실로 이번엔 변형된 모양의 티코스터를 떠 보았다.
약간 넓게 뜨고 이번엔 핑크곰 장식품을 달았더니 이것 역시 그럴듯.
아무래도 굵은 실로 뜨면 옆라인이 단정하게 나오는 것 같다.
피곤한 마음에 멍때리며 TV만 보던 토요일에
이것저것 실과 바늘을 꺼내보며 부산스럽게 만들었지만
작은 소품을 득템하는 기쁨을 주었던 하루였다.
느리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뜨개책
<느린멜로디의 대바늘 손뜨개 수업>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