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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
- 작성일
- 2020.7.26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 글쓴이
- 이다혜 저
세미콜론
빈말이라도 아침형 인간이라 할 수 없는 나는
주말이면 늦잠자는 것이 낙이며, 심지어 오늘은 깨어있던 시간보다 잠자고 있던 시간이 긴
보통의 직장인이다.
이런 나지만 출근을 위해 제시간에 일어나고 꼭 뭐라도 먹고 나가는데
이건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길들인 나의 습관이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안되게 30년을 살다가 결혼을 했고
역시 아침밥만은 먹겠다는 남편을 만나 아침을 거르지 않고 먹었지만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랐다.
나는 술을 먹지 않고 제시간에 퇴근했고 밤에 일찍 자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지만
술을 먹고 항상 늦게 퇴근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남편은 입이 늘 깔깔해서 뭘 제대로 먹질 못했다.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고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면서 다시 아침을 제대로 먹었는데
부모님도 나이가 드니 그나마도 힘들다고 하셔서 빵으로 바뀐게 1년 남짓 되었다.
이렇든 저렇든 나는 아침을 굶은 적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이다혜 기자의 최근 도서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그녀가 가볍고 예쁜 책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식탁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달고 나온 에세이.
제목도 책 사이즈도 사랑스러웠다.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흠. 그런데 아침을 먹다가 생각을 할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 아닌가.
아침을 먹는 사람도 드문데다 아침을 먹으며 생각까지 하기엔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
보통 우걱우걱 쑤셔넣고(?) 출근하기 바쁘니..
아침밥에 대한 드라마틱한 관심은 보통 "결혼"에 증폭된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한 여자에게 "아침 밥은 차려주냐"고 묻고
또 결혼한 남자에게 "아침 밥은 얻어먹고 다니냐"고 묻는다.
아침밥을 차려준다고 하면 또 이렇게 보통 말한다.
"처음에 한 몇달 그러다 말지. 보통 그래!"
아니 그렇게 잘 알면서 왜 물어보는?
이다혜 작가 역시 결혼한 여자에게 흔하게 던져지는 아침밥에 대한 질문을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평소에 아침을 먹지 않던 아들인데도
며느리에게 밥을 차려주냐고 묻는 시어머니도 있다지.
다들 왜 그렇게 사나 몰라. 살던대로 좀 살게 놔두지.
여행지에서 가장 기대되는 건 어쩌면 조식이다.
보통 조식은 호텔 뷔페를 먹게 되니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일본에 가면 아침 조식이 화식과 양식 두가지인게 너무 기뻤는데
일본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일본음식을 계속 먹는다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또 보통 호텔에 딸린 뷔페에서 제공되는 과일과 커피, 빵은 늘 맛있었다.
아침을 챙겨먹지 않는 사람들이 겨우 한접시 가져와서 입맛없는 얼굴로 앉아있을때,
나는 저녁 뷔페보다 더 푸짐하게 챙겨와서 맛있게 먹어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같은 식당이지만 저녁에 먹었던 맛없는 스파게티, 생선요리보다
조식에 제공된 크로와상, 과일, 다농 요구르트에 홀릭했던 스페인 여행도 기억난다.
그렇게 기대하고 내려간 호텔 식당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이다혜 기자는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
텅빈 식당에서 굳이 그렇게 구석자리에 손님을 앉혔어야 했을까.
이다혜 기자는 부산에서 실수로(!) 먹었던 돼지국밥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부산하면 돼지국밥아이가' 하는데, 나는 돼지국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지천에 널린 돼지국밥집을 친구와 함께 가지 못해서
만날때마다 메뉴 결정을 어렵게 만들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물에 들어간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그게 돼지고기가 되다보니 더 못먹는다.
서울 촌뜨기 역시 그런 마음이었단다.
돼지고기로 국밥을 만드는 그런 냄새날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언제쯤 정구지가 듬뿍 들어간 돼지국밥을 한그릇 훌훌 마실 수 있게될지
나이가 들면 변할 수도 있으니 기다려봐야겠다.
요즘 오트밀로 만든 음식이 많이 나오던데
이다혜 기자도 자신만의 오트밀죽 제조법을 공개한다.
오트밀을 견과나 과일 말린것과 뭉쳐놓은 뮤즐리를 사다 먹기도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너무 많이 먹게되는 단점이 있었다.
근데 오트밀죽도 먹고 나면 다른 뭔가가 더 먹고싶어진단다.
흠.. 그럼 위험한거 아닌가. ㅎㅎ
토요일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들고 나가 하루만에 홀랑 읽어버린,
이다혜 기자가 말해주는 "아침에 관한 두세가지 것들"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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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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