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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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일본 엄마의 힘
글쓴이
안민정 저
황소북스
평균
별점9.3 (30)
박대리

너무나 재미있게도 ~~~식 ~~교육법이라는 것이 트렌드화되어 유행처럼 지나간다. 가장 최근이 북유럽 스타일의 교육이었던가? 각 나라의 교육법이라는 것이 정답은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방식을 배우려는 우리 엄마들의 눈물겨운 모습이 느껴져서 유행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교육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 하지만 역시 그 내용은 한없이 얄팍하기만 하다. 일본에서는 겨울에도 아이들을 맨살로 학교를 보낸대.. 어머.. 아이들 너무 춥지 않을까.. 뭐 이런 정도의 정보였다. 그리고 하나 더. 나에겐 일본 초등학생 하면 그려지는 모습이 끈이 달린 모자와 란도셀이었다.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속에서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 때문이었겠지만, 정말 궁금했다. 란도셀은 어떤 가방일까.


 


그런데 재작년이었나. 갑자기 란도셀 붐이 일기 시작했다. 부모의 등을 휘게 하는 아이들 가방으로 소개되었는데 그것이 란도셀. 가죽으로 만들어져 튼튼함을 자랑했지만 가격이 엄청났다. 아니 이런 걸 꼭 아이들에게 선물해야 상류가 되는건가. 씁쓸한 마음이 드는 “확인”이었다.


 


저자는 중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 특이하게도 일본에서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를 일본에서 키우기로 결심했다고. 본의 아니게 다국적의 언어를 쓰게 된 아이. 게다가 제3국인 일본에서의 교육. 그녀는 현명하게 그 난제를 풀어나간다. 물론 일본이라는 곳이 다 옳고 좋은 것만은 아니었겠지만, 저자는 그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고, 자신과 아이에게 맞게 교육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나온 것이 바로 이 책. 일본에서의 출산과 교육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이야기로 나뉜다. 일본 엄마만의 특별한 자녀교육법에서는 일본 아이들과 엄마들의 특징에 대해 살펴본다. 두 번째는 지혜로운 일본 엄마의 자녀교육법. 세 번째는 일본의 교육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네 번째는 최근 아시아 최대 노벨상 배출국이 된 일본 교육의 힘에 대해 알아보며, 다섯 번째는 좀 더 저자의 이야기로 들어가 한국 엄마가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소회를 살펴보는데,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될만큼 크게 구분되어있지는 않다.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야노 시호의 얼굴에서 가끔씩 보이는 단호함이 궁금했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그 해답이 될 수도 있을듯 하다.


 


먼저 그녀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일본의 특이함 중의 하나가 규격화된 준비 대한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임신을 하면 축하 선물로 재봉틀을 선물할 정도라고. 우리나라도 결혼을 한 여성들이 재봉틀을 많이 배우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이에게만 특별한 옷이나 소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일본은 좀 다르다고. 아이가 어느 기관에 속하자마자 규격화한 준비물이 필요하고, 아무리 재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라도 ‘아이한테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것이 제일 좋다’라는 사회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재봉틀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손으로 만드는~~~”책이 일본에서 건너온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나보다. 우리나라도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면 준비물이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지만 일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일본애니 <아기와 나>에도 보면 초등학교 6학년인 형 타쿠야가 동생 미노루의 준비물을 만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아마 이런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궁금해마지 않았던 란도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초등학생은 등하굣길에 정해진 차림이 있다. 둥근 챙 모자에 란도셀이라 불리는 볼록한 가죽 가방이 그것이라고. 일본의 란도셀은 해외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소개되기도 하고, 요즘은 중국 조부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는 상품이란다. 한국에서도 일부 강남 부유층 아이들의 가방으로 알려져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가 되기도 했단다. 하지만 이 란도셀. 무게만해도 1킬로그램이 넘는단다. 게다가 가격도 엄청 비싸다. 무겁고, 비싼 이 란도셀을 왜 한국의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사주는지 저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일본의 아이들이 란도셀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일본의 많은 공립학교는 사물함이 없고 교과서 및 공책, 연락장 등 무거운 짐을 매일같이 들고 다니게 한다. 짐을 학교에 두면 안 되는 이유는 둘 곳도 없거니와 책을 가지고 가서 숙제와 공부를 하라는 목적도 있고, 만에 하나 책을 학교에 두고 다니다가 분실할 경우 도난 사건처럼 민감한 문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일본스러운 상황. 따라서 그녀는 아이들의 키가 자라지 않을까 책가방을 메지 못하게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끌고 다니게 한다는 한국의 극성 엄마들이 가방 자체 무게만도 1킬로그램이 훌쩍 넘는 란도셀을 사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성을 또 하나 보여주는 것은 임산부의 체중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 생각해보면 일본 아줌마들 중에 뚱뚱한 사람을 별로 못 본 것 같기도 하다. 일반인의 경우도 임신 초기부터 무척이나 체중에 신경을 쓰는데, 특히 병원에서 그렇게 관리를 해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신 중에 먹는 것, 특히 초기에는 먹는 것에 매우 후한 편인데, 일본은 그런거 없단다. 그건 핑계라며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의사선생님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한단다. 임산부 체중 관리를 시작하면서 임산부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임신중독증은 낮출 수 있었지만, 대신 신생아의 저체중은 늘었다고. 역시 무언가에 신경을 쓰면 무언가가 문제가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첫애때 아무것도 모르고 마구 먹어 20킬로그램이나 불었던 나로서는 일본에서 출산을 했더라면 의사선생님께 완전 혼이 났을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ㅎㅎ


 


책에서 여러 번 나왔지만 일본의 경우 아이들의 의료비혜택이 우리나라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지만, 우리와 다른 문화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도 많다고. 우선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도 약을 안 준단다. 아이가 열이 나는데 “아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열이 나는 것은 열심히 싸우고 있는 증거”라며 만 1세가 될 때까지는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도 약을 주지 않았다고 하니, 항생제를 밥먹듯(?)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기겁을 할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항생제를 오남용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약을 되도록 먹지 않고 버티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막상 아이가 아파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약을 조금이라도 먹이면 나아지지 않을까 의사가 원망되기도 할 것 같다.


 


저자는 아이를 일본에서 키우기로 했지만 출산을 한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산부인과 진료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우리나라처럼 자세히 초음파를 봐주거나 하는 나라가 드물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책을 보니 정말 우리나라 산부인과는 최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너무 상술에 놀아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일본의 충격적인 사례를 보고 작가는 바로 한국에서의 출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책임지고 싶지 않다’ 문화 덕분인지 아니면 어떤 일이라도 100퍼센트 확신이 없으면 바로 대답하지 않고 맡지 않는 성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처음부터 진료를 하지 않았던 산모의 출산을 거부하는 세태를 목격했기 때문이란다.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겠지만 출산할 병원을 예약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아이가 나오거나 조산을 한 경우 어떤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구급차에 탄 채 임산부가 사망한 사건이 몇 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서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이 책에서 참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갈 때 부모의 면접을 본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합격여부의 70~80퍼센트는 부모를 보고 결정한다고 한다. 면접관들은 옷차림부터 말투, 존경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 직업, 가정환경 등을 살핀다고 하니,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일본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완벽한 환경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일본에서의 육아를 결정한다. 그녀는 아이가 편견을 갖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본에서 자유롭게 키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싶었는데,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책이었다. 일본의 교육방식이 다 옳다거나, 우리가 다 옳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내 아이가 소중한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는 배려가 우리는 많이 부족한 것 같고, 너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는 통에 엄마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네들의 좋은 점은 배우고, 또 우리의 좋은 점은 살리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우리 아이들을 행복한 아이들로 키우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이 아닐까? 일본육아 리얼 현장 리포트,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일본 엄마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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