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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
- 작성일
- 2016.7.16
수상한 그녀의 밥상 1
- 글쓴이
- 두순 글,그림
예담
쿡방의 전성시대다.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 쿡방. 먹방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월화수목금토일 쿡방을 보던 내가 요즘은 또 그게 시들하다. 만드는 것을 보는 데서 대리 만족을 느끼다가 이젠 직접 해봐야겠다는 압박을 느끼기 때문인가? 아직도 쿡방은 대세 중의 대세.
웹툰을 꼭 만화책으로 보는 내가 이번에도 웹툰을 만화로 만나게 되었다. 제목은 <수상한 그녀의 밥상> 올레마켓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왜 난 몰랐을까? 2권으로 출판된 이 웹툰은 무려 86가지의 뚝딱레시피를 담고 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요리라는 것을 모토로 했지만, 요리 뿐 아니라 남녀간의 묘한 감정들이 들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쿡방의 물결에 편승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무념무취(?)의 그녀, 구주임이 주인공이다. 주민자치센터 공무원인 구지영. 두꺼운 안경을 쓴 표정 없는 그녀가 무장해제 되는 곳은 바로 혼자 사는 집이다. 일은 잘 하지만 대화도 없고, 교류도 없는 그녀는 땡 퇴근 하기 바쁜데 그 이유는 바로 집에 가서 즐거운 혼밥을 하기 때문. 거하게 차려 먹는 밥은 아니지만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먹고 냉장고 속 재료로 마음에 드는 음식을 만들어먹는 그녀는 알고 보면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아왔던 그녀는 직장에서도 튀지 않으려하지만 사실 그렇게 존재하는 것 자체도 이미 튀는 존재.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주임 때문에 동료 여직원들의 질투를 받고 있지만, 화장실에서 엿들은 뒷담화를 애써 무시하며 평소처럼 집으로 가 혼자만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정말 수상한 그녀로 끝날 뻔.
그랬던 그녀에게 그녀를 흠모하는 동료 여직원 오예리가 등장한다.
오예리는 무심한 표정의 구지영이 너무 멋지다. 자신이 쩔쩔 매는 일도 척척 해내고, 큰 감정 변화없이 일을 처리해내는 구지영이 롤모델인 그녀는 구지영에게 잘 보이고 싶고 친하고 싶지만 구지영에게 가까이 가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음식으로 공익근무요원 우빈, 이주임, 오예리, 구지영 네 사람은 친해지게 된다.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오예리의 붙임성이 지영은 싫지 않았고, 구지영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주임은 알 수 없는 그녀에게 연정을 키워가고 있다. 네 사람이 친해지게 되지만 구지영은 의외로 순박한 모습의 우빈에게 끌린다. 우빈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눈치 챈 예리는 네 사람이 음식동호회를 하자며 제안을 하는데...
스토리 하나하나에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이 등장하고, 거기에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오가는 것은 덤. 혼자 사는 구지영이지만 그녀의 음식솜씨는 범상치가 않다. 그런 그녀의 메뉴만 소개되는 것이 아니라 실수 투성이의 음식블로거 오예리의 “모양만 번듯한” 메뉴도 소개되고, 혼자 사는 남자들이 즐겨먹을만한 편의점식 메뉴, 즉석식품 메뉴도 다수 소개되어 웃음을 더한다. 혼밥의 고수 구지영이 다소 스킬에 필요한 요리를 선보인다면, 나머지 멤버들은 말 그대로 요리 초보들이 할 수 있는 실수와 함께 제대로 된 간단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동료의식을 느낄 수있게 한달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지만 직장에 다닌답시고 친정 도움을 많이 받다 보니 요리실력은 점점 퇴보하고 있다. 내 실력 역시 자취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구지영의 실력도 부러울 지경이다. 구지영의 실력이 빛나는 것은 함께 벚꽃놀이를 갔을 때. 무려 벚꽃모양 김밥을 만들어온 그녀 앞에 오예리는 자신의 음식을 꺼내놓지 못하는데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된다. 여우같은 여성이 그렇게 음식을 싸왔다면 질투라도 할텐데, 무덤덤해뵈는 그녀의 도시락에서 벚꽃이 피어났으니 감동은 2배가 아니었을까.
우리 집 남자들도 좋아하는 계란간장밥이 제일 먼저 소개되며 이 책의 기조는 이러하다는 것을 선포하고 들어간 흥미로운 쿡툰, <수상한 그녀의 밥상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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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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