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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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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7
글쓴이
휴우가 나츠 저
카니발플러스
평균
별점9 (54)
현석장군
                   

 

이번엔 꽤 심각한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글도 좀 길고요. 싫으신 분은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스포일러에 관해서는 경고 했습니다.

 

 

 

 

꼴보기 싫으면 그냥 도망가 버리면 될 것을, 사실 마오마오의 친아버지는 정식 혼례를 올린 건 아니었지만 와이프와 자식을 버리고 싶어서 버린 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는 나라의 녹을 먹는 입장에서 파견 나가라고 하면 군말 없이 가야 되는 입장이었죠. 근데 금방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던 파견은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돌아왔지만 모든 게 파탄이나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버림받았다는 충격과 직업적(기녀)으로 돌림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병에 걸려 망가져 있었고, 딸은 약과 독에 미처사는 괴짜가 되어 있었었습니다. 게다가 어미는 남편을 저주한답시고 딸의 새끼손가락까지 잘라 버렸는데다 제대로 보살펴주지도 않았으니 마오마오가 부모를 곱게 볼 수가 없었죠. 뭐 그래도 정은 있어서 병저 누워있는 엄마를 보살피기는 했습니다만.

 

마오마오는 서도와 도성에서 리슈 비를 노린 암살을 막고, 무녀가 곳곳에 뿌리고 다녔던 사건들을 겨우 끝내놓은 지금 이제야 본연의 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요. 하지만 그녀는 궁에서 가오슌이 찾아오면서 평온한 나날은 물 건너 가버리고 맙니다. '진시'가 찾아올 줄 알았더니만 몇 달 전 쿠데타의 여파로 인해 그도 이젠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없게 되었죠. 환관이 아닌 왕의 동생으로써 집무를 보아야 되는 그는 서류에 파묻혀 사는 통에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얼굴을 그리 내비치지 못하게 되는군요. 하지만 짤막한 등장에서 그는 대형 이벤트를 터트려 버리는데요. 이건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고, 아무튼 가오슌에게서 뜻밖의 제안이 들어옵니다. '관녀' 시험을 보지 않겠냐고, 예전에 한번 시험 쳤다가 낙방했던 그 시험을 다시 응시해보라고 합니다.

 

갈등, 약과 독이라면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미처사는 그녀에게 있어서 궁은 보물고나 다름없어요. 의국에 가면 널린 게 약초이고 거기에 사는 돌팔이 의관은 진즉에 마오마오 편인데다 환자들에게 마음 놓고 임상실험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하지만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덥석 문다면 인생이 파탄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씰룩씰룩, 좋아서 입꼬리는 올라가는데 역시나 미끼가 근사한 이유가 있었다는 듯 가오슌이 꺼낸 다른 말에서 관녀 시험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되어 버립니다. 유능한 것도 이럴 때는 참 고달파요. 그동안 도성에서 많은 일들을 해결했고, 신분을 감췄다고는 하나 황제의 동생(진시)을 구해준데다 황후 마마의 뒷바라지, 황제의 총애를 받던 상급 비(리화 비)를 살려주고, 궁극적으로 왕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쿠데타도 얘가 납치되는 바람에 해결할 수 있기도 했고요. 리슈 비 암살 미수 사건을 해결하고 나라를 어지렵혔던 무녀를 잡아들이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죠. 자, 어째서 이런 애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가. 요직에 앉혀 국정을 돌보게 한다면 나라에 얼마나 이익이 될까. 이건 황금을 낳는 오리보다 귀중한 인재이 건만, 왜 기루(창관)에 살도록 내버려 두는가. 그건 그녀의 친아버지 때문, 뭐 진시도 그녀가 새장 속에서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등용하지 않고 있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샤오'라는 멀고 먼 서쪽의 나라에서 '아이린'이라는 이국의 여성이 중급 비로 궁에 들어오게 되면서 관녀 시험의 진짜 목적을 깨닫게 됩니다. 마오마오는 이전부터 '아이린'과 접점이 있었죠. 아이린이 특사로 리국(마오마오가 사는 나라)에 찾아올 때부터, 그리고 서도에서의 여러 사건 등에서...

 

요컨대 그동안 네가 해왔던 것처럼 탐정이 되어 사건의 냄새가 나지 않는지 알아봐 달라 뭐 그런 것입니다. 이전 쿠데타에서도 샤오라는 나라와 연관이 있었고, 서도와 도성에서 리슈 비 암살 미수 사건도 연관이 있었고, 종합적으로 보면 내 나라를 어지럽힌 옆 나라에서 고위직 여성이 중급 비로 궁에 들어왔다. 뭔가 냄새나지 않는다면 이상한 거죠. 마오마오 입장에서는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황후+황제+진시 3인의 추천장이 도착해 있습니다. 도망갈 수 있을 리가 없어요. 그로부터 시험 준비라는 지옥의 행군, 약과 독 밖에 모르는 편향적 돌머리에 교양을 심어준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인가. 평소엔 먹을 거 하나 제대로 안 주던 녹청관(창관, 마오마오가 살고 있는 곳) 도깨비 할멈까지 나긋나긋한 게 대체 이 할멈에게 뇌물을 얼마나 먹인 거냐고 자조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렇게 궁에 다시 입궐하니. 애초에 시험 볼 필요가 있었나. 친아버지는 궁에서 누구도 터치 못하는 심지어 황제도 손 놔버린 괴짜, 진시(황제 동생)라는 뒷배, 양아버지도 비록 환관이지만 의관으로써 높은 지위, 황후 마마는 열혈한 마오마오 신도, 황제도 그녀를 좋게 보고 있지, 황후 마마와 정적 관계여야 할 상급 비(리화 비)까지 아군이고, 그 외 기타 등등, 연줄로서 이보다 좋은 건 없지만 그래도 그럴수록 시험은 제대로 보고 들어와야겠죠. 뭣보다 마오마오가 그런 걸 싫어하니. 그리고 보물고나 다름없는 궁이긴 한데 어딘가 답답하고, 꼴보기 싫은 친아버지와 그 친아버지와 쌍벽으로 싫은 '진시'가 있는 곳, 하지만 그런 인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오만방자할 수는 없죠. 까라면 까야 되는 천민의 신분이다 보니 시험 치고 들어오라는데 가야죠.

 

그렇게 시험 치고 들어오니 이번엔 관녀들 사이 괴롭힘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마오마오는 참 고달풉니다. 관녀라고 해도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귀족이나 대상인의 자녀가 들어오는 곳에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가 들어왔나 싶었을 테죠. 아무튼 말이 관녀 시험이지 본직은 의관 보조, 결국 '아이린'의 동향을 캐기 위해 마오마오를 입궐 시키기 위한 임시 편성으로 만든 관직에 지나지 않다는 것, 여기까지는 좋아요. 관녀가 되어 허드렛 일하는 것보다 의국에서 약초를 만진다면 다른 건 다 잊을 수 있으니. 근데 돌팔이 의관이 있는 후궁 쪽이 아니라 무관들이 있는 의국에 배정되면서 마오마오는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다 빠질 지경입니다. 뭣보다 매일 찾아오는 친아버지의 기행은 정말 눈뜨고 못 봐줄 지경이고 급기야 식중독에 걸리면서 마오마오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릅니다.

 

 

마오마오 나이 19세, 이 시대 평균 혼인 나이 20세, 슬슬 나도 결혼해야 될까 하는 생각에 잠기면서 나도 아이를 낳는 것일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한 번쯤은 낳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근데 누가 괴짜의 딸이 아니랄까 봐. 애 낳는 고통과 현실보다 태반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것에서 그녀의 성격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했군요. 환자에게 줄 약 바꿔치기하려 하지 않나, 친아버지의 발목에 줄을 매달아 통제를 하고, 코를 킁킁대는 거 보고 개 같다(욕 아님, 비유적)라느니, 여전히 괴짜스러운 면은 아비나 딸이나 씁쓸하면서도 배꼽을 잡게 해줍니다. 그래도 식중독에 걸려 다 죽어가는 친아버지를 보살피는 등 아주 냉혈한은 아닌 것에서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린'과 샤오에서 온 무녀(이때까지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무녀와 다른 무녀)에 관련된 이야기도 짬짬이 들어가 있지만 이건 사실 여느 탐정물처럼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이 되고 하니 일부로 언급은 하지 않았군요. 몇 권에 걸쳐 있어왔던 연속된 사건들이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할까요. 사실 그것보다 이 작품의 최대 흥미 포인트는 마오마오를 중심으로 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얽히면서 웃고 떠들고, 알게 모르게 친구들도 늘려가고, 실력을 인정받고, 간간이 약과 독에 미친 괴짜의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섬뜩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시와의 관계, 처음엔 그저 호기심에 시작된 진시의 찝쩍거림은 어느새 호감으로 변했지만 정작 마오마오는 도망가기에 바쁜 것에서 흥미를 돋아 줍니다.

 

맺으며, 진시가 드디어 한 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안 보이면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안 고 싶고, 그렇게 감정을 키워갔던 진시가 드디어 한 발짝 내디뎠습니다. 보통 이런 분위기면 여자든 남자든 흥분하며 기뻐해야 되잖아요. 아니면 거절하던가. 근데 정작 마오마오는 기쁨보다는 일냈다는 생각뿐, 정말 진시가 불쌍하지 않을 수 없어요. 마오마오가 왜 이런 내색을 보일까. 그건 속박되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라고, '들꽃 같은 아이' 이번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딱 이런 느낌입니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기를 거부하는, 진시의 대시에도, 황후 마마의 시녀 자리에서도, 관녀 시험도 내 의지가 아닌 타의에서 시작된 것, 그동안 줄곧 이런 성격이었죠.

 

싫은데도 명령이라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처지. 자식을 지켜줘야 될 친아버지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노망나기 일보 직전, 진시는 자꾸만 들이대고,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사건이 일어나고, 개중엔 목숨이 왔다 갔다, 오죽하면 죽을 때 새로운 독을 먹고 죽고 싶다고 할까요. 자위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번엔 양아버지와도 의견이 갈리는 등 마음고생을 참 많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맥 차원에서 마오마오만큼 좋은 히로인은 없지만, 불행으로 따지면 이보다 더 참혹한 히로인은 없을 테죠. 누구나 기대기만 하고 그녀를 받쳐주는 이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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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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