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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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
글쓴이
손성진 저
추수밭
평균
별점8.6 (14)
하늘과책

예전에 한참 인기 있었던 드라마 중 "육남매"라는 것이 있었다. 그 드라마의 재미가 1960년대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진 않았지만 왠지 그리워지게 하는 드라마였다. 요즘은 가요계 역시 복고 열풍.. 세상이 편리해지고 디지털화 되어 갈수록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더 그리워 지는 것 같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리워지는 옛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흑백티비'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어릴 적에도 보기 힘들었던 흑백티비. 그때도 집집마다 컬러티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흑백티비를 꼽은 것은 우선 요즘도 명화로 가끔 방영되는 흑백영화의 매력과 부자집에만 있었던 티비를 보기 위해 티비가 있는 집으로 몰려드는 동네 사람들이 있는 드라마 속 풍경 때문이였다.


 


20대인 내 기억속에도 그리워지는 옛추억들이 있는데, 지금 부모님의 세대들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추억할까? <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에서는 25가지 풍속 키워드를 통해 그 기억들을 끄집어 낸다. 크게 4부분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는 동심을 생각나게 하는 기억들, 젊은이들의 패션과 문화를 통해서 본 변화를 이끈 트렌드세터, 삶의 애환을 달래주던 것들, 처음으로 발명되었던 화장품, 라면, 사진등으로 본 어설퍼도 처음이라 좋았던 것들이 다양한 사진과 함께 역사적인 흐름까지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10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천원을 들고가도 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는 것 같다. 1960년대 전차요금이 2원 50전이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버스비도 천원이나 하고 그것도 부족해 요금을 올려야 된다는 소리가 나온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해도 버스요금이 100원~200원대 였는데, 그때는 버스비가 오르더라도 천원짜리 한장을 내야하는 날이 올꺼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었다.


 


우선 가장 흥미로운 것은 동심을 자극하는 것들이 가득한 첫장이었다. 왜냐하면 책에서는 60년대, 70년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80년대생인 나의 추억과도 동일시 되는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뽑기'는 40대 이상이면 기억하는 군것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가 어릴 적에도 학교 앞에 '뽑기'를 파는 할머니가 계셨다. 족자하나에 연탄불 같은거 하나 놓고 설탕뽑기며 달콤한 맛이나던 카라멜 같은것을 녹여 먹는것은 내가 학교 다니던 시기에도 있었다. 원뿔모양으로 만든 종이봉투에 다슬기나 번데기를 넣어파는 분도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때까지 채변검사도 있었고 아폴로나 쫀드기, 라면땅도 다 가까이 할 수 있었던 추억이다. 왠지 이렇게 옛추억이라고 나와있는 것들이 내 기억과 합쳐지는 부분이 많이 생기니 20대인 나역시 참 세월이 많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옛것들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식 과자가 시작된 시기, 탄산음료가 처음 발명된 때, 쥐를 잠자라는 캠페인이 유행했던 시기등 역사적인 흐름을 통해 이야기 한다.


 


특히 2장에 가면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때는 이 역사적 흐름과 시대적 배경을 잘 알수 있다. 1920년대 '신여성'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모던뽀이', '모던껄' 이라는 단어도 생겨나게 되었다. 구세대들의 눈에는 '모던껄' 또는 '신여성' 들은 머리에 든것도 없이 몸치장이나 하고 허영을 좇는 정신나간 무리로 비판되어 졌지만 그녀들은 단발을 곧 여성해방으로 간주하고 최초로 긴머리카락을 잘라 단발을 한 기생 '김향란'과 같은 여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937년에는 파마머리가 새롭게 나타나지만 일제 말 적대국인 서양을 따르는 행위라는 이유로 범법 행위로 규정된다. 장옷이 폐지되어 여성들 역시 얼굴을 드러내고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으며 양장을 처음입은 사람도 나타났다. 1896년 무렵 배재학당에서는 서양식 교복을 제일 처음 입게 되고, 1907년에는 숙명여학교에서 최초의 유럽식 교복을 도입한다. 1920년대 이후 일반인들이 양장을 입게 되고, 30년대 쯤 일반화 되기 시작한다. 특히 1970년대의 장발금지와 무릎위 20센티가 넘지 못하는 미니스커트 규정, 통금제한은 자유를 억압하던 문화 중 하나였다. 미팅을 대표하던 장소인 '빠리다방'과 성인 남성들의 필독서였던 '선데이 서울' 이라는 잡지에 대한 추억도 담겨있다.


 


3번째 장에서는 낭만을 노래하던 통키타 가수들과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던 '다방', 대폿집, 대학로의 추억등 젊은이의 감성과 문화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담배가 처음 도입되었던 해부터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없어졌던 역사를 만날 수 있는데, 지금은 사라진 제품들과 반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제품들도 알 수 있다. 통키타를 들고 있던 사진 속 젊은 아빠와 지금은 없지만 '솔' 담배를 피던 아빠의 모습이 많이 겹쳐지는 부분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던 인스턴트 라면의 변천과정, 여자들의 얼굴을 바꾸어 주는 박가분과 동동구리무, 문명의 이기라고는 전깃불 밖에 없던 시기에서 냉장고, 전화, 전기 밥솥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도입, 이발소, 텔레비전, 라디오 등 지금의 제품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지만 어설퍼도 처음이라 좋았고 신기했던 것들을 마지막장에서 이야기 한다.


 


내가 추억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고,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지만 드라마나 영화, 책 속에서 보아오던 과거의 모습들을 사진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저자의 옛추억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역사적인 흐름과 배경등을 객관적으로 사진과 함께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각 키워드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고 그와 관련 된 TIP부분에 소개된 이야기를 읽어보는 재미도 있다. 부유하지 않고 소박하고 지금보다 불편함이 있던 시기였지만 왠지 그리워 지는 것은 지금의 삭막함이 아닌 따뜻함이 존재하기 때문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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