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 관심을 가지고 보러 다닌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이전에는 일 년이면 한 번이나 관람할까 싶었던 게 전시였는데, 요즘엔 그래도 다섯 번 이상은 보는 것 같다 자꾸 보니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 더 알고 싶고 그래서 더 보러다니고, 전시와 나는 그런 선순환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선순환을 이끈 도우미가 있었으니, 바로 요즘 가장 인기있는 전시해설가로 활동 중인 '정우철 도슨트'다 그의 애정 화가라는 샤갈 전시의 해설을 듣고 난 후,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따스하고 다정한 정우철 도슨트의 전시 해설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내 마음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다정한 말투로 알기 쉽게 풀어 들려주는, 그러면서도 핵심은 놓치지 않는 그의 해설방식이 전시관람을 더욱 풍요롭고 감동적이게 한다 

전시를 알차게 즐기고 화가와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굳이 찾지 않았었는데, 그를 만난 후로는 다른 전시를 보러갈 때에도 전시해설을 챙겨보게 되었다 팬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행보를 모두 팔로우할 수는 없고(요즘 활동 진짜 너무 열심히 함 ㅠ), 그가 참여하는 전시를 보러가거나 책을 읽는 정도라, 이번 그의 새 책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EBS 프로그램인 <나의 두 번째 교과서>에 방영되었던 내용을 엮은 책이다 프로그램을 모두 챙겨보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헤헤 그러지 못해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에 이어 EBS 제작팀과는 두 번째 작업이다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과 위로를 전하는 화가들의 인생 이야기를 전한다 10가지 주제로 엮은 21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길지 않은 분량에, 각각을 깊이있게 다루기 보다는 화가가 작품에 담고자 했던 정신이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사건 등을 위주로 담고 있다 이중섭과 모딜리아니, 박수근과 고흐, 칸딘스키와 클레, 로댕과 클로델 등 같은 주제로 엮인 화가의 삶과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이 꽤 즐겁다 동일 문화권에 같은 시대를 살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던 인물들도 있고, 다른 문화권과 다른 시대에서 서로를 모르고 산 인물들의 공통점과 다른점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렇게만 끝난다면 여타의 미술교양책들과 변반 다를 바가 없을테지만,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정우철 도슨트의 이름을 내건 책답게 교훈과 감동으로 마무리된다 화가들은 어떤 유산을 남겼고 우리는 그들의 삶과 작품에서 어떤 교훈을 얻게 될지,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정우철다운 화법으로 다정하게 전한다 이렇게 매번 교훈과 따스함을 발굴하는 것도 그의 재주가 아닐지.. 따스함 충전하러 그가 해설하는 툴루즈-로트렉 전시를 다시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 관람한 김에, 새 책에 사인도 받으면 더 좋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