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글아웃2

lovelyyoonchae
- 작성일
- 2023.3.22
충분히 슬퍼할 것
- 글쓴이
- 하리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난 아직도 엄마와의 이별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 충분히슬퍼할것 >을 만났다. 다람쥐와 엄마의 애정으로 시작해 엄마가 떠난 후, 홀로 남겨진 다람쥐의 아픔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일상툰이다.
엄마와 죽고 못 사는 사이는 아니지만, 역시 엄마와의 이별은 늘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매일 보고 살아서 그런지 엄마가 없는 하늘 아래가 더 상상이 안 되는 건지도 모른다. 사람이기 때문에 엄마도, 나도, 아빠도, 동생도. 언젠가 이별을 하는 게 당연한데.. 그 당연함이 아직도 당연하지도 익숙해질 기미도 없다. <충분히 슬퍼할 것>을 읽으며, 이별을 거부하고 아파하고,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모습까지 다 드러낸 작가의 이야기에 눈물이 흘렀다. 단순히 엄마와의 이별이 슬퍼서가 아니라 그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게 이상하게 가슴을 휘저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히 자신을 사랑하는 다람쥐를 보며 나도 언젠가 겪게 될 이 과정을 미리 공유한 것 같아서 책을 덮을 땐 저릿했던 감정이 차차 옅어졌다.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무거운 것인지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긍정 따위." (p137)
엄마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다람쥐가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웃는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그리고 때론 너무 절망적인 상황에서 '긍정'이 담긴 위로가 시덥잖은 소리가 된다는 것 또한 공감했다. 난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서 "잘 될 거야. 힘내 ㅋㅋ"하는 순간, 비웃는 건지 뭔지 가슴에 돌덩이가 앉곤 한다. 종종 지나친 긍정이 오히려 기운을 빼앗는 거 같다. 다람쥐가 홀로 앉아 "긍정 따위."라고 말하는 모습이 며칠 전 내 모습이 겹쳐졌다.
다른 일상툰과 달리 떠나보낸 엄마와 남겨진 나의 아픔과 성장이 고스란히 보여준 책이라서 특별하게 다가왔다. 부모님께도 이 책을 권해야 겠다.
[책속문장]
p54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웠는데 소리를 지르고 나니 한결 후련해졌다. 엄마는 어떻게 이 장소를 찾았던 걸까? 그 시절 엄마도 말할 수 없는 고민들이 있었겠지. 홀로 기댈 곳 없이 이곳을 찾아 소리를 토해 냈던, 어린 엄마를 꼬옥 안아 주고 싶다.
p198
모두 "힘내"라고 말해준다. 정말 고마운데 어떻게 힘내야 할지 모르겠다.
p265
무의미한 시간은 없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p328
강심장이 되어 가고 있다.
p328
내 상처를 가장 먼저 공감하고 위로해 줘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키고 사랑해야 한다.
p358
불편한 감정이 들 때 빨리 잊으려고 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자. 그 감정을 충분히 느낄 시간을 갖는다면 결과는 자연히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게 나를 사랑해 보기로 했다.
p402
내 그림도 엄마가 있는 곳까지 닿았으면 좋겠다.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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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