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은 벌써 몇번째 읽는 것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는 것은 소설로서 매우 중요한 힘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읽히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보게 되는 것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정신세계이다. 작품에서 꿈으로 표현되는 지상에서의 삶은 철저하게 사대부들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는데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문제가 있는 부분도 많지만 어쨌든 그들은 입신출세하여 출장입상하는 것을 그들의 이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미인들을 아내와 첩으로 거느리는 것까지... 그 안에 물론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부모에 대한 효도, 사회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들도 발견할 수 있지만 그들의 이상은 남성들의 욕망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명예와 부, 이성에 대한 남자들의 욕망을 유교적 이념이라는 틀로 포장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