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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古書)
  1. 사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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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나는 참으로 불행하다. 졸지에 암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애통해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 모든 불행은 내 자신이 초래한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비참한 심정이다. 오늘의 현실은 과거 삶의 축적의 결과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과거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성찰을 통하여 지혜와 깨달음을 얻어 오늘은 새롭게 살아간다면 미래는 분명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과거로 인해 오늘이 불행하다면 한번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해보아야 한다. 과거의 지배적인 생각이 나를 만든 것이다. 대게 그런 생각은 자기 잘못이나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독서를 통해서 바르게 생각하는 법을 깨우치고 나면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출처] : 6~7 p / 틈새독서

 


아내를 잃고 한달이 조금 지났지만 거의 매일 지난 내 인생을 돌아보고 있다. 가깝게는 한달, 멀게는 아내와 결혼할 당시, 아니 그 이전까지의 삶을 반추해보기도 한다. 


 


"어떻게 살았으면 아내를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이 화두를 잡고 사색을 하다보면 참으로 많은 것이 후회되고 반성이 된다. 조금 더 지혜로왔더라면,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했더라면, 배우고 깨달았던 것을 실천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면서 가슴 아파 하고 있다.


 


아내 몸에 심각한 이상이 온 후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췌장암 진단을 받아 투병을 하다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였다. 2개월이 채 못 된다. 그리하여 손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아내를 잃은 것은, 비록 내가 죽기를 각오하고 아내의 병치료를 도우려고 하였으나 살리지 못 한,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후회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따로이 지면을 할애하여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것이다.


 


아내 사망 후 마음을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올 1월만해도 적어도 겉으론 멀쩡했던 아내가 갑자기 아프더니 끝내 세상을 뜨고 말았는데 아직도 현실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아니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다. 꼭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다. 금방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너무 슬픈 나머지 사실을 왜곡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리라. 


 


아마도 아내를 꼭 살리겠다고 각오한 집착이 또다른 애착의 이유일 것이다. 살리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24일간 병원에서 밀착 간호를 하면서 온갖 험한 일을 다 겪으며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어 쉽게 아내를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집착하는 것 같다. 또한 그간 잘못했던 일에 대해 참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그로 인해 후회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임을 알지만,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는 12월 12일로 돌아가 어바웃 타임이란 영화를 볼 것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7551716


 


비록 아내가 싫다고 하여 못 보게 되었지만, 조금 더 설득하거나, 아니면 간청을 해서라도 이 영화를 함께 보았을 것이다. 물론 아내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했겠지만.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보고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가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광인 딸아이가 먼저 보고 좋아서 엄마.아빠가 함께 보라고 예매를 해 준 영화라 놓친 게 못내 아쉽다. 지난 번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 딸아이아 함께 영화를 보았는데 아내와 함께 보았더라면 참 좋았을 영화임이 분명했다.


 


어바웃 타임을 그 때 보았더라면 적어도 나는 신선한 자극을 받아 아내를 더 사랑하려고 노력했을 것이 틀림 없다. 주제가 사랑인 데에다, 어떻게 하면 더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더 사랑하는 삶을 살게 될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감동을 받았을 것이 틀림이 없다. 


 


아내의 장례를 치루고 집에 돌아와 아내가 병원에 가지고 입원했던 지갑과 수첩을 살펴보다가 마음이 시큰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내 수첩 뒤에 상품권 봉투안에 내가 작년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써주었던 편지가 고이 접혀 들어있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아니 편지를 보고나서야 이런 편지를 다 썼었구나, 하고 새삼스레 알게 되었던 편지를 발견했다. 아,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모른다.


 


 

 

 


아내가 세상을 뜨고 나서야 이 편지를 뒤늦게 발견하고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모른다. 참으로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 사랑의 편지는 헛맹세였으며 거짓 약속이었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이 편지대로 아내를 사랑했더라면 아내는 암이라는 중병에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속으로 이미 병의 싹이 트고 있었을지라도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했더라면 아내는 병을 더 키우지 않게 되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정말 아픈 것은,  내가 편지에서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꾸고 있을 때, 아내는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내가 편지글에서처럼 온마음 다해 사랑했었다면 막상 암이 겉으로 드러났더라도 얼마든지 잘 치유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나를 참으로 괴롭게 한다.


 


어쩌면 그동안 나는 아내를 나만의 사랑법으로 사랑했는지 모른다. 아내가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 아내를 잃고나서야 아내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지혜롭게 사랑했어야만 했는데... 더 온전한 마음으로 사랑했어야만 했는데... 그랬더라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세상은 우리에게 공짜로 진짜를 가르쳐주지는 않는 것 같다. 너무나 크나큰 댓가를 치루고서야 깨닫게 된 사랑의 의미. 앞으로라도 조금 더 지혜롭게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면, 늘 깨어있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다행이겠다. 


 


아내가 저 세상에서 나의 미련함을 용서해주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4. 5. 10.


03:36


 


 


아내를 잃고 슬픔에 젖어있는


고서 김선욱


 


 


* 플라시보효과: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41&contents_id=55232


 


교정: 2015. 2. 17. 17:52~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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