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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님
- 작성일
- 2018.12.17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 글쓴이
- 오시마 노부요리 저
윌북(willbook)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일감을 줄였는데도 이상하게 하루하루가 바쁘다. 아마도 새 집에서 공간을 꾸리는 일이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일까? 새 공간을 하나둘 채워나갈수록, 이상하게 내 마음도 하나둘 무언가로 채워가는 느낌이다.
지난 가을, 격하게 일감이 몰려 여유 없이 보낸 후로 요즘에는 부쩍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자발적인 외로움의 선언이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지쳐서이기도 하거니와 ‘나’를 대면하고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었으니 올 12월은 아무래도 휴식 모드로 마무리할 것만 같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는 '싫은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말들'란 부제를 단 심리학 에세이다. 25년간 7만여 명의 사람들의 심리상담을 해 온 전문가 오시나 노부요리가 쓴 책이다. 노오란 표지는 마치 요즘의 나를 바라보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가시 돋힌 선인장에 물을 주는 한 여자. 가시 돋힌 마음에 정성스레 돌보는 그림처럼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 관계에 대한 메커니즘과 해결책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어렵지 않게 풀어 놓았다. -Preview 중-
책 제목처럼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두었다. 싫은 사람에게서 가급적 멀어져 심리적 장애물을 없애고, 조금은 느슨하게 나를 마주하니 예전 맘고생을 하던 때가 노래가사 속 흐려진 기억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지난 일년을 돌아보니 부단히 살아온 삶의 결과에 얼룩이 진 걸 남의 탓으로 돌리기가 일쑤였었다. 누구나가 사람 사이에서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며 살아갈텐데, 이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면 (그 사람의 말투나 특유의 행동패턴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닮고 있는 나를 보면, 기분이 묘했다. 아니 왜 그토록 닮지 말아야 할 구석들을 따라하고 있을까? 자책할 날이 잦았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는 이렇게 책망하는 자신을 달래고 처방전을 내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언제나 나보다 남부터 생각해요’, ‘늘 예민하고 긴장된 상태로 생활해요’, ‘열등감이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요’, ‘불편한 사람이 주변에 많은 것 같아요’, ‘마음이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로 나누어 혜안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소제목부터 나를 위한 맞춤형 질문인 것 같다면, 좀 더 자세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선 저자는 상대를 비난하는 순간, 인격이 점령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컫는다. ‘도대체 이 사람은 왜!’라는 생각으로 상대의 기분을 가늠하다 보면, 그 사람에게 빙의해 더 큰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말에 상처 받는 이유는 바로 타인의 시선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그래서 묻고 싶었다. 중심을 나에게 두고 있는지 타인에게 두고 있는지. 중요한 건 지금 당신의 시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라는 것.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은 마음의 중심을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두라는 전문가의 일침도 담겨 있다. 타인의 감정과 언행에 휘둘려 상처 받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바라볼 것. 그렇다고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자존감 낮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감정과 상태를 유연하게 바라볼 시간을 갖자는 말이다. -prevew 중-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상대방이 나를 전혀 가늠하지 않아도 내가 그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숱하게 상대방을 떠올리곤 한다. 이 때가 바로 우리가 이미 인격이 점령되었다고 해도 광언이 아니다. 상대방의 모순된 점을 닮아갈 때,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삐뚤게 바라보게 된다. 이럴 때 처방전은 바로 좀 더 멀리 떨어지고, 연락을 하지 않는 법. 물론 그 상대방이 직장에서 혹은 일상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한다면, 나의 중요한 일상에서 순위를 두지 말고 의도적으로 멀리 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물론 이 연습은 단번에 쉽게 성공하지는 못하겠지만, 시작이 반임을 잊지 말자)
저자는 ‘개미의 2:6:2 법칙’을 인간 사회에서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개미의 뇌는 LAN 같은 네트워크처럼 조직이 형성되어 100마리 중 20마리는 열심히 일을 하고, 60마리는 일을 하는 척, 나머지 20마리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어떠한 계층에서든 지배를 하고, 지배를 받는 입장이 생긴다는 점이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는 2:6:2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이 문구를 읽고 나자, 지금까지 숱하게 고민했던 나의 고민들이 ‘이래서였군!’이란 생각으로 점철되었다.
노동하는 개미 20% 군단처럼, 사람들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데 바로, 거만한 사람에게 끌리고, 상대 기분의 눈치를 보고,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늘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렵고, 갑을의 연애를 하고 있다면, 자신이 20%의 일하는 개미처럼 살고 있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보자. 특히, 이러한 성향을 어릴 적 육아태도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다. 이미 형성된 나의 가치관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나 고민인가? 그래도 해답은 있다. 저자는 그 실마리를 아래처럼 제시하였다.
당당한 사람을 철저하게 흉내 내자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는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부터 해방된다
중심은 언제나 나에게 둔다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인데, 바로 롤모델 혹은 닮고 싶은 사람을 흉내내 보자는 것이다. 또한 있는 가식적이고 인위적인 내 모습이 아닌, 누구의 시선에도 좌지우지하지 않는 나를 바라보는 것, 인정받기보다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어떠한 말이든 나를 중심을 두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런 실천만으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요즘 나는, 예전만큼 대외모임을 자주 가지 않는다. 일명 인맥, 네트워킹의 중요도가 나 자신을 앞지르던 때, 무엇이 우선 순위인지 가늠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나를 생각해보는 연말을 보내기로 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거친 풍랑을 해쳐 나가는 새처럼, 어쩌면 홀로서기는 오로니 내 몫임을 일깨우게 해 주었다. 이 겨울밤, 학창시절 독서실에서 공부하며 외웠던 ‘서정윤의 홀로서기’ 시가 생각나는 밤이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에 고마움을 담아 서평을 마무리 한다.
나는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이번에는>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닳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 홀로서기 5,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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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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