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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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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선공산당 평전
글쓴이
최백순 저
서해문집
평균
별점8.3 (15)
검혼

  근현대사의 가장 고통은 인물과 단체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많기만 하면 다행이련만 이 단체와 인물들이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섥히다보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단 한 번의 회합으로 사회주의 조직이 건설된 역사는 없다. (p.141)”고 말하듯, 사회주의 조직은 한술 더 뜬다. 국내 조직과 더불어 국외 조직을 넘나들며 쏟아지는 단체와 인물은 종잡을 수 없이 복잡하다. 그래서 추천사에서 말하듯이 읽는 이에게 역사란 무엇보다 서사여만 한다. (p.12)” 그래야만 독자가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서사에 충실하다. 근현대사의 특성상 간단하게 표현 할 수 없다. 저자의 적절한 상상력과 함께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역사에서 잊어버린 반쪽에 대한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는 늘 반쪽의 역사다. 전쟁의 여파로 불가피한 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냉전이라는 세계사 흐름을 한국만이 오롯이 거부할 수도 없다. 우리가 흐름을 주도할 수 없는 이상, 그 흐름을 타고 움직이는 일이 차라리 현명하다. 그때는 그랬다는 말로 일축한다 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시대지만, 세계의 흐름은 뒤바뀌었다. 분단시대 속에 있는 우리만 그 옛날 냉전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그때 그랬다면, 지금은 다르다. 반쪽의 역사를 복원하고, 올바르게 평가하는 게 이 시대의 올바른 흐름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을 온전히 수습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역사의 전면으로 이들을 복원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계속 이들의 이름을 호명함으로써 역사의 작은 한 줄에라도 남겨두는 것이 우리의 숙제(p.695)”라고. 그들을 호명하는 일은 빨갱이라서가 아니다. 반쪽짜리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일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회주의 계열의 노력을 잊는다면, 항일운동의 절반을 잃는 일이다. 소중한 경험들, 기억들, 피와 땀도 같이 잊혀진다. 아직도 우리는 그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 기억들을 온전히 호명하여 기억해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근현대사에서 인물과 단체가 수 없이 얽히는 이유가 있다면, 내부투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혹자는 이것이 한국인의 종특이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회주의 체제의 특징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항일과 독립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서 무수히 많은 방법과 노선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같은 동포임에도 자신의 길을 위해 상대를 암살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격변기에 주도권을 잡고 싶지 않은 세력이 어디 있을까. 그것은 욕심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p.154)” 그렇기에 이런 소중한 경험들을 더더욱 잊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에서 그 어느 길도 온전히 이룩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 길이 올바른지는 후대에서 판단할 따름이다. 어쩌면 온전한 역사를 복구하지 못한 우리가 판단하기도 이른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느끼고, 판단해야만 후대를 위한 경험을 남길 수 있다. 역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거나, 유리하게 편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짓만 여러 개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도(p.182)” 그러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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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에게 역사란 무엇보다 서사여만 한다. 새로운 연구 성과가 쌓이더라도 하나의 이야기로 모이지(p.11) 않으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p.12

단 한 번의 회합으로 사회주의 조직이 건설된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p.141

격변기에 주도권을 잡고 싶지 않은 세력이 어디 있을까. 그것은 욕심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p.154

거짓만 여러 개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도 그럴 때가 있다. 시간이 흘러 진실(p.182)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 경우도 있지만 진실을 자신의 기억에 유리하게 편집하는 경우도 있다.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이 여러 명이고 그것이 치명적인 내용일 때, 그중 하나는 완전히 창작일 수도 있다. 독립운동 진영을 파탄으로 몰고 간 200만 루블의 진실은 무엇일까. p.183

혁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며, 사람이 하는 일에는 감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p.492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을 온전히 수습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역사의 전면으로 이들을 복원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계속 이들의 이름을 호명함으로써 역사의 작은 한 줄에라도 남겨두는 것이 우리의 숙제일 것이다. p.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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