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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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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밤
글쓴이
미치오 슈스케 저
평균
별점9.1 (86)
크리스마스

유키히토는 아내 에쓰코, 4살 된 딸 유미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아내가 살 게 있어서 다시 바깥에 나갔을 때, 유키히토 또한 사야 할 요리 재료가 있어서 에쓰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내는 지갑만 들고나간 터라 핸드폰은 가방에서 울리고 있었다. 유키히토는 에쓰코가 멀리 가지 않았을 테고, 자신 또한 금방 돌아올 거라는 생각에 베란다에서 놀고 있던 유미를 두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

유키히토가 앞서가는 아내를 부르려는 순간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져 지나가던 경차의 앞 유리에 부딪쳤고, 운전자가 놀랐는지 차가 비틀거리다 에쓰코를 들이받았다. 에쓰코의 몸은 기이하게 뒤틀려 죽어가고 있었는데, 유키히토는 차 앞 유리를 박살 낸 게 집에서 키우는 엉겅퀴 화분이라는 걸 순간적으로 알게 된다. 유키히토는 딸 유미가 아내를 죽인 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집을 정리한 후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 일식 요리점을 함께 운영한다.



15년 후.

유미는 어느새 20살이 다 되어 대학에 다니며 유키히토의 일식 요리점에서 서빙을 돕고 있다. 석 달 전, 유키히토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이어받아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15년 전의 사건은 유키히토가 무마한 덕분에 유미는 아무것도 모르고 평범하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유키히토에게 딸이 사고를 친 비밀을 알고 있다며, 돈이 필요하다는 어떤 남자의 전화가 걸려온다. 돈을 준비하지 않으면 딸에게 알릴 거라는 말에 유키히토는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 남자는 그의 가게에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어떻게 가게를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여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유키히토는 마침 과제로 제출할 사진을 찍으러 하타가미에 가고 싶다는 유미, 누나 아사미와 함께 그곳으로 떠난다. 이 우연찮은 일로 인해 유키히토와 아사미는 어릴 적 살았던 하타가미에서 일어난 30년 전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긴 했어도 화분을 떨어뜨린 유미의 행동으로 인해 아내가 죽은 건 변함없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4살짜리 아이에게 말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엄마가 죽게 됐다는 걸 모르게 하기 위해 유키히토는 경찰과 경차 운전자에게 말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부탁했고, 집까지 정리한 후에 아버지의 집으로 이사를 온 것이었다. 유미가 20살이 될 때까지는 무탈한 나날이었다. 유키히토는 에쓰코가 죽은 것에 큰 충격을 받았을 테지만, 그는 딸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있었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았을 것이다. 덕분에 유미는 아무것도 모른 채 평범한 대학생이 되어 아빠의 가게를 돕기도 하는 등 쾌활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며칠 전에 온 전화로 인해 유키히토는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그 남자가 가게에도 찾아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 쓰러지기까지 했다. 유키히토는 유미와 누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휴가를 보낼 겸 유미의 과제용 사진을 찍을 겸 해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유미가 존경하는 작가의 사진과 비슷한 걸 찍어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인해 하필이면 어릴 적 살던 하타가미로 가게 된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듯 보였다.







살면서 가족을 세 번 잃었다. 그래도 닷새 전까지 세상은 그럭저럭 균형을 유지했다. 비틀거리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하지만 지금은 뼈대에 금이 가고, 불길하게 삐걱대는 소리가 확실히 들린다. p.39







31년 전, 유키히토 남매의 엄마는 '신울림제'라는 지역 축제 준비를 위해 신사에서 늦게까지 일을 했다. 신사의 신관이 당시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게에 전화를 걸어와 엄마가 사라졌다는 걸 알리자, 아버지는 엄마를 찾으러 나갔다. 엄마는 산비탈 아래에 쓰러져 있었고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1년 후인 30년 전, 신울림제에 구경을 온 사람들에게 '버석국'이라 부르는 버섯국을 매년 나눠주는 행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을과 신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갑뿌'라 불리는 네 사람은 언제나처럼 특별한 버석국을 나눠먹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유키히토와 아사미가 축제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때 벼락이 쳤는데, 누나는 벼락을 정통으로 맞았고 유키히토는 누나에게서 흘러나온 전류에 감전됐다. 두 아이가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 갑뿌 중 두 사람이 식중독에 걸려 사망했고 두 명은 중태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된다.



15년 전 일어난 에쓰코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과 31년 전 어머니의 죽음, 그 1년 후에 일어난 벼락 맞은 사건과 또 다른 사건이 대체 어떻게 얽혀 있는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건 어느 정도 짐작이 됐고, 거기서 1년 후의 사건이 일어난 거라는 것 또한 헤아릴 수 있었다.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예상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진행됐음에도 소설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몰입도가 엄청나게 좋았다.

그러다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의 중심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면서 15년 전의 사건을 알고 협박을 한 남자의 비밀이 밝혀졌고, 또 다른 사건들 또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30년 전의 사건과 연결되어 큰 충격을 안겼다. 너무나 잘 짜인 이야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부모의 마음이 어떤 건지 가슴이 아플 만큼 헤아릴 수 있었다. 마지막은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잘못한 사람에게 벌을 준 것뿐인데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미치오 슈스케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은 건데 정말 재미있었다. 가독성도 좋고 잘 짜인 이야기 자체에 흠뻑 빠졌다.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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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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