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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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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술관
글쓴이
니시오카 후미히코 저
사람과나무사이
평균
별점9.2 (29)
크리스마스

마르틴 루터가 16세기, 정확히는 1517년에 로마 교황청의 부패 실태를 고발한 역사적 사건은 훗날 '종교 개혁'으로 불리게 됐다. 그로 인해 구교인 가톨릭과 신교인 프로테스탄트로 양분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프로테스탄트는 종교미술을 성경이 엄격히 금지하는 우상숭배로 규정하고 교회를 장식한 회화와 조각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미술의 변화가 당시 유럽의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종교 개혁으로 설명해 줘서 이해하기 편했다. 종교 개혁 이전에는 회화와 조각의 주제가 당연히 종교적이었다. 성경 속 내용이나 인물, 사건과 관련된 미술이 주를 이뤘고, 그것들을 주문하는 당사자는 당연히 교회인 가톨릭 측이었다. 하지만 종교 개혁이 일어나 신교가 해석한 우상숭배 금지로 인해 이전에 예술가들이 그리고 만들어놓은 모든 예술품이 파괴된 것이었다.

내가 무교이긴 해도 책으로 읽으며 접한 종교 회화와 조각들을 보며 정말 고결하고 숭고한 느낌을 받아 가슴이 벅찰 때가 있었는데, 그런 예술품을 종교 개혁이라는 명분만으로 파괴했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성경을 해석하는 관점이 달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은 생각만 들었다.



아무튼, 종교 개혁으로 인해 종교화는 찾을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게 당연했다. 그로 인해 예술은 점점 서민층과 가까워졌다.

그걸 가장 먼저 소개한 게 네덜란드의 미술 거래였다. 17세기의 네덜란드는 프로테스탄트 공화국으로 변모했는데, 회화 시장은 기성품의 전시 판매라는 전략을 짰다고 한다. 교회와 왕실의 프레젠테이션 도구로 활용되던 미술품이 시민의 일상생활 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으로 변신했다. 꽃 같은 소재는 종교 미술에서 배경이나 소도구에 지나지 않았는데, 종교 개혁 이후 주제로 변모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회화 양식이 되었다.

시민이 미술품 구입에 활발히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네덜란드에서 미술사 최초로 하녀를 화폭에 담는 그림이 등장했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그래서 유명한 것이었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는데, 당시 빵집 주인이 페르메이르 집의 3년 치 빵값 대신 받은 게 바로 그 그림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잘 알려진 그림이 당시엔 외상값 대신으로 거래된 그림이라고 하니 뭔가 재미있으면서도 화가의 형편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세계 역사상 위대한 천재들이 많고 많지만, 내 기준으로 가장 천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그런 다빈치의 역작 중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최후의 만찬>은 밀라노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벽에 그려진 그림이고,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에 귀하게 모셔져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이 보러 오는 작품은 <모나리자>이지만,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건 <최후의 만찬>이다. 그 이유는 <최후의 만찬>이 성당 벽에 그려진 그림이라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을 지정할 때의 조건 중 하나가 부동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또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손이 느리기로 아주 유명했다고 한다. <최후의 만찬>은 3년으로 비교적 빨리 그린 편이라고 하고, <모나리자>는 15년 동안 그렸다고 한다. <모나리자>를 그린 속도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다빈치가 그린다면 4천 년이 걸릴 거라고 한다. 천재 화가의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



이후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들을 후원하게 된 계기와 당시엔 외면받던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이 노련한 미술상으로 인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내용 등 부와 예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저 보기만 하고, 화풍이나 작가의 심리가 그림에 미치는 영향과는 다른 관점으로 미술에 대해 보게 된 책이다. 다양한 시선으로 예술품을 보는 것도 식견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는 듯하다. 그래서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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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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