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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tore
- 작성일
- 2020.9.6
뉴노멀의 철학
- 글쓴이
- 김재인 저
동아시아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지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 바이러스는 정말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 너무도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 삶도 많이 바꼈다. 코로나는 아직 종식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바이러스이다. 그래서 코로나가 가져온 이 급격한 변화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기 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순 없으리란 점이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왔던 '일상'의 지형이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야할 때다. 새 술을 담그면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한 법이다.
니체와 들뢰즈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재인 교수는 우선 서양의 근대를 만든 철학자들의 사상을 짚는다. 오늘날 세계의 중심이 서양이라 불리는 유럽과 영미권 국가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 나라들이 운영되는 시스템과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몇 세기 전에 논의됐던 철학적 사상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서양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면서 공고하게 다져왔던 핵심 가치는 최근에 급속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의 유럽 유입 폭증, 이로 인한 유럽 연합의 위기와 브렉시트, 예측치 못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로 인한 국경 차단과 교류 감소 등 협력과 공존의 가치는 점저 옅어진 채 각자도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 당장 대처해야할 코로나 문제는 물론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 기후 위기 문제까지, 오늘날 우리의 당면 과제들은 한 두 나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초국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포용과 협력을 중시하는 거버넌스, 즉 성숙한 민주주의와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요소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렇게 책의 후반부의 논의는 자연스럽게 교육의 문제로 옮겨간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가 아닌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는 지금과 달라야 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교육 역시 많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나치게 분과적인 학문이 통합적인 사고를 저해한다고 생각하고 이 분야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뉴 리버럴 아츠 New Liberal Arts'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창조적인 발상은 통합적인 사고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관련된 소식을 접하면서 인간이 그동안 이룩해왔던 문명과 시스템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참 허망하단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미증유의 사태 덕분에 우리는 갑작스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회(chance)는 변화(change) 속에 있다.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절망적이지만 지금보단 분명히 더 나아질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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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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