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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비나
- 작성일
- 2019.4.15
서른,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다
- 글쓴이
- 리처드 로버츠,로저 쿠르즈 공저
프리렉
공부에 늦은 때는 없다.
지금 이 순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책
서른,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다. 리처드 로버츠, 프리렉
저번 주 금요일. 일본어 수업 시간. 혼자 공부해서 이상한 버릇이 들었다는 말에 상처받았다.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같은 말을 하더라도, 다르게 표현할 수는 있지 않을까. 제 입장에서 조금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지만, 저와 같이 공부하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상처받았기에, 매일 연락하는 일본 분께 라인으로 30분 넘게 하소연을 했다. 내 하소연을 듣던 일본 분은, 내게 전화를 거셨다. 그리고는 한 시간 동안 계속된 내 하소연을 친절히 들어주신 끝에, 무례하게 들리는 정도는 아니라고 단언하신 뒤, 덧붙이셨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굳이 완벽을 추구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 공부하는 그 어떤 외국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는 건 아니다. 그 나라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원하는 건, 그 나라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내 뜻을 전달할 수 있고, 그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개입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만큼은 언제 시작해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내 주장이 아니라 책의 주장이다.
60살이 가까운 나이가 되도록 다양한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이 쓴 책. 성인의 외국어 공부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거칠게 요약한다면, 성인도 충분히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고, 모국어 실력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오히려 어린 아이보다 더 정확하고 아름다운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국어 실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다만. 친절한 책은 아니다. 전혀 친절하지 않다.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찾아온다. 용어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내가 지금 가벼운 교양서적을 읽는 건지, 묵직한 전공 서적을 읽는 건지, 나마저도 혼란스러워진다. 나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는 대신, 성인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기본적인 지식을 활용한다면, 어린 아이보다 더 쉽게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공부한다면 짧은 시간 꾸준히 공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외국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특히 더 꼼꼼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력이 퇴보할 수도 있다. 그런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슬쩍 챙겨갔다.
일본어를 잘 한다고 할 수는 없다. 문법적 오류도 많고 아직 모르는 단어도 넘쳐흐른다. 토요일에 들은 라디오드라마에서 20~30%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고작해야 3분밖에 되지 않는 애니메이션에서도 ‘무슨 소리야!’ 이러고 싶은 부분이 넘쳐흐른다.
그렇지만. 뭐 어떠리. 그래도 최소한 한 시간 동안, ‘저 이런저런 서러운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언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대화는 할 수 있지 않나. 그러면 된 거라고 일단은 믿어보고 싶다.
성인인데 외국어 공부해도 될까. 이 질문에 이 책이, 그리고 이 글이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다. 네이티브처럼은 무리라고 하더라도, 의사소통만큼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일단은 충분하다. 당신의 도전에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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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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