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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울 2
글쓴이
김민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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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별점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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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즐겨 하는 독자로서 근 몇 년간 가장 흥미롭고 생소했던 것은, 당연히 해외 저자들의 분야라고 생각해왔던 장르물의 한국식 재탄생이었다. 이를테면 SF, 판타지, 미스터리와 같은 장르물은 기존에는 당연히 서양 문학이라고 생각했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거대한 판타지 시리즈나 셜록 홈스의 추리물 같은 문학이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펼쳐지는 것은 사실 상상해 본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K-판타지, K-SF, K-미스터리와 같이 하나의 장르로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타작가들도 많이 배출되었다. 이 책 [신서울]은 K-판타지를 다시 K-디스토피아로 세분화한 한국형 판타지 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한반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선과 악의 대결



 



 



이 책 [신서울]은 K-디스토피아라고 스스로의 장르를 밝히고 있는데, 여기서 '디스토피아'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나라를 뜻하는 '유토피아'의 반대말이다. 다시 말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암울하고 절망적인 세상을 디스토피아라고 할 수 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 문학 작품 중 양대 산맥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조지 오웰의 '1984'를 들 수 있는데, 이 책 [신서울]은 이런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철저하게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다.



 



실제로 [신서울] 속에는 1984를 더 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기도 한다. 이야기의 제일 앞 부분에 신서울 양이 자신의 감정을 종이에 글로 표현하려고 하지만 마땅한 단어가 없어 제대로 표현하고 기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조지 오웰의 [1984] 속 통제된 언어인 '신어 New Speak'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야기의 배경이 2084년인 것도 결코 우연히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게, 2084년이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배경인 1984년 보다 딱 100년 후가 된다. 조지 오웰의 1984는 1949년에 출판되었는데, 소설 속의 감시 장치라든지 언론의 통제와 같은 부분은 오늘날 일부 현실이 되기도 했다. [신서울]을 읽으며 2084년의 세계를 상상해 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쪽빛 하늘 아래 일 년 삼백육십오 일 쾌적한 온도가 유지된다. 춥지도 덥지도 않으며, 어느 곳도 습하거나 건조하지가 않다. 수백 층 높이의 건물들로 둘러싸인 이곳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지구 열두 개의 도시 중 으뜸으로 불리는 거대도시, 신서울이다.



살기 좋은 땅, 삼백만 인구의 도시, 행복이 넘쳐나는 곳.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빌딩 숲 사이를 가득 메운 전광판에서 그런 희망에 찬 소리만이 열렬하게 들려온다.



단, 언제나 그것뿐이었었다.



이 세상엔 '불행'이란 단어가 없었다.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신서울의 신조이며, '그들'이 지정한 가장 합리적인 문구였다.



[신서울] 중에서



 



 



 



 



 



 



 



이 책 [신서울]의 배경인 2084년은 세계 3차 대전으로 멸망한 지구에 수백만의 인류만 남은 상태이다. 재건된 도시 중 가장 거대도시가 바로 새로운 서울을 뜻하는 '신서울'이다. 신서울은 벨루가 그룹이 실질적인 지배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SF 적인 요소와 신화적 요소가 결합된다. 이를테면 도시를 세운 여섯 명의 영웅이라든지, 원탁에 둘러앉은 12명의 지배자들은 신비한 신화적 요소와 종교적 분위기를 풍긴다.



 



소설 속 전함의 이름이 성경 속 구원의 상징으로 나오는 '노아의 방주'나 '모세의 기적'을 차용한 부분처럼, 종교적 설정과 비유, 패러디가 많이 들어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기본적으로 종교의 발생과 신화, 철학과 같은 개념과 생명과학과 같은 기술적 부분이 적절하게 잘 녹아 있는 이야기.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성경 속 바벨탑에 비유하고 있는데, 근래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바이오, 생명공학 분야를 생각하면 현시점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억제됐던 제어의 끈이 사라지자마자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마구 날뛰는 머릿속 지식뭉치들의 공세가 터져나와, 신서울은 인상을 한껏 구긴채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는 동안 [모세의 기적]이란 명칭을 가진 거대 군함이 방주의 바로 옆자리까지 도착해 정박하기에 이르렀다.



"갑판수들 집합!"



[신서울] 중에서



 



 



 



이야기 속에는 많은 대립관계가 등장하는데, 이를테면 완벽하게 통제된 기술집약의 도시 '신서울'과 바깥의 도시 '라펠트' 간의 대립, 더 큰 맥락에서는 선과 악, 그리고 인간과 인공지능, 신과 인간 등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야기 속 배경이 되는 도시 이름이기도 한 주인공의 이름은 '신서울'이다. 구원의 아이 혹은 기적의 아이라고 불리는 17살의 소녀이다.



 



이 아이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구원이 되는가 하는 이야기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이 내리는 형벌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의지하며 믿고 살아갈 '희망'이 아닐까 싶다. 신서울은 바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들 앞에 신의 선물이라는 '신서울 양'이 나타남으로써, 자신들이 갖지 못하던 모습을 가까이서 봄으로써 - 새로운 변화의 바람은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이제 막 바깥 대원들의 마음속에서 발아하기 시작한 새싹들은 언제 짓밟혀 떨어져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연약했으나, 기나긴 역사 속에 서도 인간의 진화는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분명 새로운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신서울] 중에서



 



이 이야기 [신서울]은 멸망한 세상에 구원으로 온 신적인 존재의 영웅기이자 신화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한 십 대 소녀의 성장 드라마 같다는 느낌도 든다. 친근한 한국적 배경의 SF 소설 혹은 웹 소설 같은 느낌도 있으면서, 굉장히 넓고 깊은 인간의 철학적 문제들을 다루기도 하는 이야기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한국형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흥미롭게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리는 책이다.



 



 



https://youtube.com/shorts/xA3ptqkjsWs?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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