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aabbd
- 작성일
- 2019.5.15
노팅 힐
- 감독
- 로저 미첼
- 제작 / 장르
- 영국, 미국
- 개봉일
- 1999년 7월 3일
지난 달에 재개봉을 했더군요. 상영관 수도, 상영 횟수도 매우 매우 적어서 마음을 먹고서도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10년도 아닌 20년이나 흐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코미디하면 꼭 거론되는 교과서이자 최근엔 영어회화 공부와 관련해서도 추천을 받는 것으로 압니다. 일단 영어회화, 영어공부는 나중입니다.
나레이션과 함께 영국 노팅힐의 평범한 시장, 상점 거리를 비추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태커 역의 휴 그랜트 님과 '푸른 대문의 집'이 나옵니다. 배경이 되는 장소로 이 평범한 노팅힐이 차지하는 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노팅힐엔 태커의 여행전문서점이 있습니다.
여주인공인 안나가 우연히 태커의 서점에서 책을 사가는 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입니다. 안나는 탑스타, 배우지만 태커는 첫 만남에서 그것을 알아채지는 못하고 대신 그녀의 미모(?)에 완전히 빠진 모습이죠. 이후로 자잘한 헤프닝이 있습니다. 길에서 부딪쳐 커피를 옷에 쏟고, 저돌적인 입맞춤에, 태커의 여동생의 생일에 함께 가고, 사유지인 정원에 월담해 들어가고, 영화관 데이트도 하죠. 테커의 횡설수설과 매우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정의 대사들도 넘칩니다.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은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고 현재의 상황도 조금의 교차점으로 이어가고 있을 뿐 위태롭습니다. 안나의 공식(?) 배우 남자친구와의 조우는 태커를 매우 비참하게 했고 잠시 헤어집니다. 옛 영상 스캔들로 안나가 태커를 다시 찾았을 땐 태커의 친구 때문에 기자들이 습격합니다. 이후 안나의 대처는 매우 이기적으로 보입니다. 역지사지가 절로 떠오르는 상황입니다. 말의 내용도 무척 심하고 태커를 또 상처입히죠. 안나가 오랜 스타 생활에 환멸과 애증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처럼 태커는 태커대로 이혼과 이별의 아픔이 있고 또 소심한 성격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합니다. 안나에게 매몰찬 이별을 당하고도 태커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못잊습니다. 영화촬영을 위해 영국, 노팅힐에 온 안나를 다시 찾아가지만 역시 오해 아닌 오해가 생겨버리죠. 배우 남자친구와의 대화를 엿듣고서 태커는 완전히 상심해 떠납니다.
“I'm just a girl, standing in front of a boy, asking him to love her.”
진정한 안나의 고백입니다. 그녀의 탑스타라는 신분으로 결국 또 헤어질 테고 다시 또 헤어지고 거절받으면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나지막히 대답하는 태커. 친구들과의 대화 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 장소로의 질주. 태커는 또 '말과 사냥개' 잡지의 기자가 됩니다(잡지도 기자도 모두 가짜가 맞습니다). 그것은 인터뷰처럼 보였지만 인터뷰가 아닌 그녀와 그, 서로를 향한 후회와 반성과 진심이 담긴 고백의 시간입니다. 다시 요청한 앞선 다른 기자의 질문. 영국에 얼마나 머물 것이냐라는 것에 대한 번복의 답은 '영원'입니다. 무수한 스포트라이트가 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 밖에 보이지 않죠.(ost 중에서도 매우 유명한 그 'she'가 배경음으로 들어옵니다) 환호를 지나 한가로운 공원에서 임신한 안나가 태커에게 무릎베개를 하고 누워있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해피엔딩이죠.
상영 당시엔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었습니다(초등학생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스크린으로 다시 만난 [노팅힐]은 감회도 새롭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소 뜬금없지만 영상 기술의 차이인지 요즘 영화보다 확실히 화질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했던 태커 & 안나의 러브라인은 직설적이었고 설렜습니다. 그밖의 소소한 것들에서도 볼거리와 재미가 있었습니다. 태커의 친구들, 영국식 저녁 식사와 초대. 잦은(?) 와인 마시기, 회색의 고층빌딩들과 비교되는 옅은 색감이지만 그렇기에 더 서정적이었던 '푸른 대문의 집'이 있던 노팅힐 거리의 풍경 등입니다.
아 귀가 잘 뚫린 것은 아니라 명확하게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는데 안나의 영어는 전형적인 미국식 것인에 반해 태커의 영어는 영국 상류층의 것이라고 합니다(태커 역의 휴 그랜트 님 때문인지는 몰라도 안나 역의 로버츠 님보다 더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이긴 했습니다). 대화 내용도 그렇고 그런 다양한 억양과 발음으로 영어회화 공부에 매우 유용하다고 하죠. 영어공부는 나중이라고 했지만 이제 해야할 시간인 것일까요. 영화는 끝났고 여운은 남았지만 영어공부는 요즘 '반드시'죠. 뜨거운 눈맞춤과 입에 걸린 미소와 표정이 정말 진짜 중의 진짜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