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을 도보로 여행하면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들이 있습니다.

 

키질쿰 사막을 통과할때는 차가운 생맥주가 마시고 제일 마시고 싶더군요.
우즈베키스탄이 워낙 고온건조한 곳이라서,
늦여름에도 한낮의 사막은 약 40도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그렇게 덥기 때문에 오전이건 오후건 사막에서는
시원한 우리나라의 생맥주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에도 생맥주는 있습니다. 병맥주도 많구요.
가격도 아주 싸서 우리나라 맥주의 절반 값도 안됩니다.

 

근데 우즈벡 생맥주는 왠지 좀 텁텁하고 씁쓸한 느낌이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차가운 생맥주를 쭈욱 마실때 드는
시원하고 뻥 뚫리는 느낌이 좀 부족하답니다.

 

그래서인지 자꾸 우리나라의 생맥주가 떠올랐나 봅니다.

맥주 값은 싼데, 상대적으로 보드카는 비쌉니다.

 

보드카의 알코올 돗수는 대략 40도 안팎이지요.
현지인들과 어울려서 보드카를 마실 때,
한국보드카(소주)의 돗수는 20도 정도다, 라고 말했더니
사람들이 전부 '에이~~'하더니 손을 젓더군요.

 

독한 우즈벡 보드카에 비해서 한국의 소주는
돗수가 낮아서 그렇게 표현하나 봅니다.

 

보드카의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메이드 인 우즈베키스탄'으로 먹을 만한 보드카의 가격이
한국에서 소주를 사는 것 보다 비쌉니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소주를 사면 360ml 짜리 한병이 천원이 채 안되지요.
우즈벡 상점에서 500ml 보드카 한병을 사면 대략 3-4천원 정도 합니다.
물론 이것보다 더 비싼 것도 있고, 싼 것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제일 먹고 싶었던게 시원한 생맥주고,
그 다음으로 먹고 싶었던 것은 한국에서 자주 먹던
얼큰한 김치찌개와 순대국입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면서 한국음식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라면 한 봉지, 고추장 한통 챙겨오지 않았답니다.
여행할 때는 무조건 현지식으로!!
라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기름기 많은 현지식을 먹다보니까
어쩔수 없이 한국 음식들이 생각 나더군요.

 

 

 

 

그 다음으로 먹고 싶었던 것은 생선요리입니다.
한국에서도 생선요리를 참 좋아했는데,
우즈벡 오니까 생선요리를 보기가 아주 힘듭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서 생선이 흔한데
우즈벡은 바다가 없는 대륙 한복판의 나라라서 생선이 드뭅니다.

그래도 아무다리야 강이나 시르다리야 강가의 마을 또는
식당에 가면 생선요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지금 가고 있는 곳은 '치나스'라는 지역입니다.
시르다리야 강가에 위치한 지역인데
이곳 바자르에 가면 수많은 민물고기를 구경할 수 있답니다.

 

 

 

물론 옆의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구요.
그래서 부지런히 걸어갔는데 이게 웬일.

 

현지인들로 북적거릴거라 생각했던 바자르가 썰렁합니다.
서너명의 현지인들이 말린 생선만을 팔고 있을 뿐입니다.
생각해보니까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일요일이라서 상인들도 쉬느라고 이렇게 바자르가 조용한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더니.
텅빈 바자르 앞에 멍청히 서있다가 옆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왜 오늘이 하필이면 일요일일까 원망하면서.

 

뭐 일요일이라도 식당에서 생선요리를 먹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생선 0.5kg과 토마토 샐러드, 녹차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특별한 요리법은 없습니다.

그냥 생선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기름에 튀겨 주는 것입니다.
수많은 생선 요리법이 있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지요.

 

아무튼 오랜만에 앉아서 한가롭게 생선요리를 먹습니다.
먹고 또 열심히 걸어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