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사에 모르는 단어가 많아지고, 사회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그 간극을 메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생소한 용어들을 종종 마주치기는 했지만,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모바일 유틸리티, 스마트러닝, 핀테크, 블록체인, 바이오AI라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서 10여년 일하고 있는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담들과 저자가 학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어우러진 결과인 것 같다.

이 책은 판교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이, 어떻게 낡은 시장을 딛고 올라서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이론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그런 맥락에서 아래 두 그림과 인용 글이 책의 내용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낡은 시장을 밀어낼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받아들이는 이의 성향에 따라 반응은 달라집니다. 이를 경영학은 캐즘(Chasm)으로 설명하지요. 캐즘은 원래 지질학 용어로, 지각변동으로 인해 골이 깊고 넓어지면서 지각이 단절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즈니스에서는 신상품, 신기술이 혁신자, 선각자에 의한 수용을 넘어서 대중이라는 실용주의자로 전파되지 못하고 정체, 후퇴되는 단절 현상을 일컫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신시장 개척자들이 캐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되거나, 또는 내외부의 도움으로 캐즘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루어왔습니다. 낡은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바뀌는 일은 바로 이 캐즘의 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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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 변화에 너무 앞서도 실패하고, 너무 뒤쳐져도 실패하게 됩니다. 여러 시장을 공부하며 항상 고민했던 것은 과연 언제가 변화를 준비하기에 좋은 시기일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비슷한 아이디어로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도 시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결정적 원인은 대체로 다음 세 단계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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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캐즘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시장 변화의 시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지 등을 널리 알려진 당근마켓, 마켓컬리, 공유오피스, 테슬라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데, 소비자와 사회의 인식, 제도적인 제약과 개편 등 여러 변수와 고려 사항들을 직접 부딪치고 관찰하면서 하나씩 성과를 쌓아가는 과정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는 것은 우아하게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이 수면 아래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음을 잊고 있다가 직접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며, 막연히 어렵다고만 느끼던 새로운 기술 들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런 기술들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들, 어떻게 시행 착오를 하고 극복하는지도 알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열정을 나누어받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은 좀 더 호기심이 왕성하고, 실패의 두려움보다 도전에 시선을 두고, 무엇보다 자기가 제공하려는 가치에 대해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