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NFICTION

Alice
- 작성일
- 2019.2.12
크로스 사이언스
- 글쓴이
- 홍성욱 저
21세기북스

얼마 전에 읽은 호킹의 책에서 우리가 과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당한 뒤로 올해는 과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사실 1년 전만 하더라도 과학은 매우 어려운 학문이고 전공자가 아닌 이상 접근하기 힘든 분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읽었던 <천문학 콘서트>를 시작으로 우주와 관련된 SF 소설들은 신세계를 경험하게 했고, 마블 영화 <어벤져스>와 관련한 양자역학 영상을 보면서 물리학에도 흥미를 느꼈다. 책과 영화는 과학에 대한 재미를 알게한 결정적 계기였다. 그러니 문학과 영화를 주제로 과학을 써내려간 이 책은 내게 엄청 반가운 존재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과학자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왠지 냉소적이고 차갑고 계산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고전문학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을 만든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창조물로부터 고통받는데, 이는 이후 첨단기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더불어 과학자의 전형적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 위인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과학자 퀴리 부인의 이미지는 좋은 엄마이자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훌륭한 연구자이다. 그러나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전기를 쓴 딸이 그려낸 이미지며 사실은 딸에게 살갗지 못하고, 심지어 남편이 죽은 후 유부남과 불륜 관계를 갖기도 했다. 냉철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과학자도 많지만, 나는 그 중 혀를 내밀고 있는 아이슈타인의 엉뚱한 꾸러기 같은 모습이 가장 인상깊다.
현실세계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문학에서도 과학기술의 역할이 드러나기도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는 국가의 후원을 받는 연구소에서 개발한 품목으로 유토피아 왕국을 유지한다. 베이컨은 사회가 빈곤에서 벗어나 모두가 부를 얻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과학기술이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작품도 있다. 개인의 정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라더' 사회를 그려낸 조지 오웰의 <1984>는 개인의 자유를 박탈한 전체주의의 위험을 보여준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포드주의 기계대량 생산 방식과 과학 기술이 인간의 욕망에 이용된다면 얼마나 끔직한 미래가 될 수 있는지 시사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옥자>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슈퍼돼지의 이름으로 인간의 물질만능주의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최근 유전자 연구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GMO로 알려진 유전자 조작 식품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전자를 섞는 유전자 조작과는 달리 유전자를 비활성화시키는 유전자가위 기술은 사람들의 희망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장애 또는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우생학의 논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영화 <가타카>에서 신분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려냈는데, 유전자 결정론이 형평성에 있어 얼마나 위험한 파장을 일으킬지 보여준다. <가타카>는 당시 워낙 화제가 된 터라 나도 감상한 기억이 있다. 물론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주드 로의 미모에 충격을 받은 기억만 남아있다.
책은 계속해서 사이보그 세계를 그린 디스토피아 작품, <코스모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의 우주 이야기, 기하학을 예술로 승화시킨 피카소, 우리나라에 처음 전기와 전차가 등장하던 근대의 작품을 보여준다. 소개된 인문학 작품은 내가 얼마나 주변 가까이에서 과학과 얽혀 있는지 체감할 수 있게 한다. 작품에서 나타난 미래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 나타나지 않으려면 우리는 과학 기술을 항상 가까이하고 긍정적인 기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보다 진보하고 앞서 나가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크로스 사이언스>와 같은 책들이 계속해서 나와준다면 사람들은 문화속에서 과학을 더 쉽고 재밌게 접근하게 될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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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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