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샹크스
- 작성일
- 2025.6.19
경주를 걷는 게 좋아
- 글쓴이
- 김제우 저
소소와영원
나는 경주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경주에서 초, 중, 고를 나온 경주 사람이다.
특별히 경주시 양남면 산골에서 자라고
초등학생 때는 십리, 중학생 때는 이십리에 달하는
하굣길을 걸으며 귀가하였던터라
걷기에는 도가 튼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경주를 걷는 게 좋아>>
문득 드는 물음은
'걷기에 좋은 경주의 산책로를 알려주는 책인가?'였다.
책을 다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책은 걷기에 좋은 산책로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제대로 즐기면서 걷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1부 산책의 종말과 산책자의 도시]
저자는 산책의 의미와 중요성을 도시 산책의 역사에서 풀어낸다. 루소에서 시작된 고요한 산책이 사라지는 듯 보였으나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산책자들에 의해 그 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런던과 파리처럼 경주도 산책하기에 좋은 산책자의 도시라 이야기한다.
사실 1부는 읽기에 어렵다. 에세이라고 해서 쉬이 읽혀질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용된 단어와 문체는 책을 제법 읽어본 사람이라야 쉬이 넘어 갈 수 있을 정도이다. 가급적 1부 전체를 두 번 반복해서 정독할 것을 추천한다. 왜냐? 두 번 정독하고 나면 저자가 얼마나 산책에 빠져있는지, 그리고 경주에 대해 풀어갈 이야기가 무엇인지 느낌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하지 마시라. 2부부터는 술술 읽혀진다.
[2부 시간과 공간]
저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신의 추억을 섞어가며 경주 산책의 즐거움을 노래한다. 어린 시절부터 누려온 경주 탑동에서의 새벽 산책, 천년 전 신라의 귀족들과 만나는 듯한 봉황대에서의 밤 산책, 어린 시절 추억과 번화한 현재가 만나는 황리단길 산책, 첫 직장과 연애의 추억이 깃든 감포 해변 산책을 통해 경주 산책의 즐거움을 노래한다.
[3부 가족과 문학]
저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가족, 정지아와 톨킨이라는 문학가와의 추억을 담아 산책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추억하며 경주의 가을 들판 길을 걷고, 어머니의 중고생 시절 속 등굣길을 추억하며 외갓댁에서 경주역까지를 걸어간다. 지인들과 독서하고 함께 나누었던 정지아 작가를 만나려고 전남 구례군에 찾아가 걷고, 깊은 영감을 받은 톨킨의 흔적을 찾고자 런던 옥스퍼드 대학 거리를 걸어본다.
[4부 음악과 사상]
저자는 윤이상, 베토벤, 신해철이라는 음악가의 음악들과 최제우, 최시형이라는 사상가의 사상을 맛보고 추억하며 산책한다. 저자는 남천, 월성, 경주박물관 부근을 걸으며 에밀레종 소리를 생각하면서 윤이상의 작품 '관현악을 위한 전설:신라'가 주는 감동을 느낀다. 또한 경주 숲길을 걸을 때 베토벤 6번 교향곡 전원 1악장을 들으며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산책을 기대한다. 한편 최제우의 생가터와 최시형의 생가터에서 용담정까지의 걷기 코스는 동학이라는 철학을 기억하는 철학적 걷기가 될 것이라고 추천하기를 마지않는다.
하지만 저자가 4부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은 신해철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산책에는 늘 신해철의 음악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소개한 경주의 산책로를 당장 찾아 걷고 싶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내가 어린시절 자주 다녔던 길은 어디지?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길은 어디지?
내가 좋아하면서 산책하며 들을만한 음악은 뭐지?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지?
경주가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분명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저자는 좋은 산책로를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게 걷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 게 분명하다.
저자는 같이 걷자며 다음과 같이 우리를 초청한다.
"여러분의 추억이 깃든 곳에서 추억과 함께 걸어보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걸어보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인물이 살았던 동네를 찾아가 그의 인생을 음미하며 걸어보세요.
경주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여러분이 걷고 있는 그 도시를 산책자의 도시로 만들면서 산책의 부활에 같이 일조해보아요."
경주에서 초, 중, 고를 나온 경주 사람이다.
특별히 경주시 양남면 산골에서 자라고
초등학생 때는 십리, 중학생 때는 이십리에 달하는
하굣길을 걸으며 귀가하였던터라
걷기에는 도가 튼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경주를 걷는 게 좋아>>
문득 드는 물음은
'걷기에 좋은 경주의 산책로를 알려주는 책인가?'였다.
책을 다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책은 걷기에 좋은 산책로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제대로 즐기면서 걷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1부 산책의 종말과 산책자의 도시]
저자는 산책의 의미와 중요성을 도시 산책의 역사에서 풀어낸다. 루소에서 시작된 고요한 산책이 사라지는 듯 보였으나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산책자들에 의해 그 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런던과 파리처럼 경주도 산책하기에 좋은 산책자의 도시라 이야기한다.
사실 1부는 읽기에 어렵다. 에세이라고 해서 쉬이 읽혀질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용된 단어와 문체는 책을 제법 읽어본 사람이라야 쉬이 넘어 갈 수 있을 정도이다. 가급적 1부 전체를 두 번 반복해서 정독할 것을 추천한다. 왜냐? 두 번 정독하고 나면 저자가 얼마나 산책에 빠져있는지, 그리고 경주에 대해 풀어갈 이야기가 무엇인지 느낌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하지 마시라. 2부부터는 술술 읽혀진다.
[2부 시간과 공간]
저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신의 추억을 섞어가며 경주 산책의 즐거움을 노래한다. 어린 시절부터 누려온 경주 탑동에서의 새벽 산책, 천년 전 신라의 귀족들과 만나는 듯한 봉황대에서의 밤 산책, 어린 시절 추억과 번화한 현재가 만나는 황리단길 산책, 첫 직장과 연애의 추억이 깃든 감포 해변 산책을 통해 경주 산책의 즐거움을 노래한다.
[3부 가족과 문학]
저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가족, 정지아와 톨킨이라는 문학가와의 추억을 담아 산책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추억하며 경주의 가을 들판 길을 걷고, 어머니의 중고생 시절 속 등굣길을 추억하며 외갓댁에서 경주역까지를 걸어간다. 지인들과 독서하고 함께 나누었던 정지아 작가를 만나려고 전남 구례군에 찾아가 걷고, 깊은 영감을 받은 톨킨의 흔적을 찾고자 런던 옥스퍼드 대학 거리를 걸어본다.
[4부 음악과 사상]
저자는 윤이상, 베토벤, 신해철이라는 음악가의 음악들과 최제우, 최시형이라는 사상가의 사상을 맛보고 추억하며 산책한다. 저자는 남천, 월성, 경주박물관 부근을 걸으며 에밀레종 소리를 생각하면서 윤이상의 작품 '관현악을 위한 전설:신라'가 주는 감동을 느낀다. 또한 경주 숲길을 걸을 때 베토벤 6번 교향곡 전원 1악장을 들으며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산책을 기대한다. 한편 최제우의 생가터와 최시형의 생가터에서 용담정까지의 걷기 코스는 동학이라는 철학을 기억하는 철학적 걷기가 될 것이라고 추천하기를 마지않는다.
하지만 저자가 4부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은 신해철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산책에는 늘 신해철의 음악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소개한 경주의 산책로를 당장 찾아 걷고 싶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내가 어린시절 자주 다녔던 길은 어디지?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길은 어디지?
내가 좋아하면서 산책하며 들을만한 음악은 뭐지?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지?
경주가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분명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저자는 좋은 산책로를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게 걷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 게 분명하다.
저자는 같이 걷자며 다음과 같이 우리를 초청한다.
"여러분의 추억이 깃든 곳에서 추억과 함께 걸어보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걸어보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인물이 살았던 동네를 찾아가 그의 인생을 음미하며 걸어보세요.
경주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여러분이 걷고 있는 그 도시를 산책자의 도시로 만들면서 산책의 부활에 같이 일조해보아요."
- 좋아요
- 6
- 댓글
- 6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