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인류

쿠니토리
- 작성일
- 2017.11.11
생각의 지도
- 글쓴이
- 리처드 니스벳 저
김영사
저자 '리처드 니스벳'은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시어도어 뉴컴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자 '최인철'은 리처드 니스벳의 제자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동대학교 행복연구소 센터장으로 근무 중에 있다.
나를 포함해 대다수가 동서양이 문화적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짐작하는 바이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연구를 토대로 발간된 책을 접한 것은 <생각의 지도>가 처음이었다.
고대 역사로부터 동서양의 차이를 그려볼 수 있는데 그리스는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개인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그리스인들에게 개인은 특정 상황에 구속되지 않은 독립적 존재로 인식되었지만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개인은 특정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스인들에게 행복은 자신의 자질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것이었지만 중국인들에게 행복이란 화목한 인간관계를 맺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의 차이는 사물에 대한 시각에도 나타나는데, 그리스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고 사물 자체를 분석과 주의와 대상으로 삼았다. 즉, 사람뿐 아니라 물질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실체로 간주했다. 반면에 중국은 조화, 부분보다는 전체, 그리고 사물들의 상호관련성을 강조했다. 이는 동양사상의 핵심이랄 수 있는 유교, 도교, 불교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사상이고 사람과 사물 모두에 적용되었다.
동양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개인의 성공보다는 집단의 목표 달성과 화목한 인간 관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동양인은 자아를 내집단(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 더 밀착시키고 외집단(타인)을 멀리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서양인은 내집단과 가깝긴하지만 자아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고 외집단에 대해서도 동양인이 느끼는 것 보다는 가깝다고 여기는 보편주의적 행동을 보인다.
동서양의 차이는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있으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각각의 문화에 따른 교육방식의 차이를 보인다. 서양의 교육이 개인의 자율성, 독립성, 자존감 향상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 동양의 교육은 상호의존성,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춘다. 교육을 비롯한 환경적 차이로 인해 서양에서 자란 사람들은 보다 독립적이고 현실적인 양상을 띠고 동양에서 자란 사람들은 보다 상호의존적이며 감성적인 면이 크다. 동양인이라도 서양에서 자랐다면 서양적 사고에 익숙해지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런 차이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서양인은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직선적 사고를 하는 반면, 동양인은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고 믿고 순환적 사고를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해 설명할 때 서양인은 그 사건의 주체에 초점을 맞추고 동양인은 그 주체가 처한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가령 범죄자를 이야기할 때 서양인은 범죄자의 성격과 성향을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동양인은 그 범죄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고자 한다.
서양 어린이가 의미가 명확한 명사를 먼저 배우는 반면 동양 어린이는 명사와 동사를 같이 배우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언어적 차이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서양의 양육이 사물과 범주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동양의 양육은 관계에 주목하도록 가르치기 때문이다.
서양인이 논리를 중시하고 동양인은 경험을 중시한다. 동양의 철학 사상에 녹아 있는 변화의 원리, 모순의 원리, 종합론의 원리는 세대를 거치며 동양 문화에 자리잡았고 이성적 사고와 논리적 접근에 익숙한 서양인과 달리 경험적이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 민감한 경향을 띤다.
이런 동서양의 차이는 정치, 사회, 경제, 학계, 곳곳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동양이 근대화를 거치며 많은 점에서 서구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다. 동서양 문화의 미래에 대해 서로 융화되어 하나로 될 것이라는 견해인 낙관론(전체적으로는 서양화 되는 것을 의미)과 동양, 이슬람, 서양의 견해 차는 융합이 불가하고 오히려 더 심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있는데 저자는 동서양 문화가 서로 절충되어 간극을 좁히다 특정한 지점에 이르면 양 문화가 공존하는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외모와 체형이 다름은 안다. 언어와 문화가 다름도 안다. 서양이 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을 띠고 동양은 개인주의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안다. 이 외에도 많은 차이점들을 알고 나열할 수 있겠지만 동서양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웠다.
세상은 넓고 지식은 계속 쌓여나간다는 점이 경이롭기도 하고 나 자신도 분발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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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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