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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눈부신 안부
글쓴이
백수린 저
문학동네
평균
별점8.7 (252)
소요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백수린 첫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주인공 해미는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언니를 잃고 너무 일찍 인생의 비극을 알아버렸다. 딸을 잃은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은 괜찮다는 의미가 담긴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모든 슬픔을 견뎌낸다. 부모님의 별거로 엄마를 따라 동생 해나와 함께 셋이 독일로 이주했을 때도 속마음을 숨기며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낯선 타국에서 힘들었을텐데도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 위해 가상의 친구를 만들고, 늘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을 한다.



 



그런 해미의 속을 들여다본건 엄마의 언니, 이모였다. 이모는 파독간호조무사가 되어 독일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선자 이모, 마리아 이모 그리고 그 밖의 파독 간호사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데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인드에 영향을 받는 해미는 움츠렸던 일상을 회복하려 노력한다.



 



마리아 이모의 딸 '레나', 선자 이모의 아들 '한수'와 친해지게 되면서 셋의 우정은 빛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수는 해미와 레나에게 조심스럽게 부탁을 하나 한다. 건강이 좋지 않은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것. 첫사랑을 찾기 위해 선자 이모의 일기를 읽기 시작한 셋은 첫사랑의 이름 이니셜이 K.H 인 것을 알아낸다. 추리와 상상력을 펼치며 찾아내려 고군분투하는 동안 해미는 밝은 모습을 되찾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해미는 여전히 인간관계를 자제하며 지낸다. 그러다 대학 동창이자 미묘한 감정을 가졌던 우재와 재회하게 되는 해미. 해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우재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예전과는 자신의 시선이 달라졌음을 알고 어릴 때는 보이지 않던 K.H에 대한 단서들을 하나씩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진 자신을, 움츠려있던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자신을 꺼내는 해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책 속 문장 PICK



 




"언니,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 (p.109)




 




살을 단순하게 만들고 몸을 조금이라도 쓰면 인생이 살 만해져. (p.214)




 




"해미야,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잖아? 그건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하지만 가끔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느낀 모멸감을 되갚아주기 위해 인적이 드문 새벽 일부러 찾아와 똥을 누고 간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그 똥을 떠올리면 그런 생각이 들어. 아무리 인간에게 한계가 있다 해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토록 모멸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되었던 게 아닌가하는." (p.249)




 




"그때 나는 네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아주는 게 참 좋았어.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네가 나를 배려하느라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는 걸 알았거든. 그때 나한테는 그걸로 충분했던 것 같아. 근데 해미야, 요즘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때 우리에겐 용기가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그래서 우리의 관계도 십여 년 전에 그렇게 흐지부지 끝난 건 아니었을까." (p.262)




 




피한 것이다. 달아난 것이다. 나에게 다가와 마음의 문고리를 잡고 흔드는 우재로부터. 그때 내가 원했던 건 누군가의 삶에 내가 또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는 그 무시무시한 가능성으로부터 도망치는 것뿐이었으니까. (p.263)




 



 



 



선자 이모의 첫사랑, KH가 차지하는 이야기의 비중이 다소 크게 느껴져서 이것은 해미의 이야기인가, 선자 이모 첫사랑의 이야기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선자 이모와 K.H가 .. 서로에게 묻는 그들의 안부는 아름다웠고 애틋했다.



아, 그리고 우재와 해미가 조금 더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고.. :D 후속편이 나와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



 



읽는 내내 섬세했고, 부드럽고 우아했던 『눈부신 안부』



 



 




안녕, 그동안 잘 지냈지? 나는 지금 막 도착했어. (p.309)




 



 



 



#눈부신안부 #백수린 #문학동네 #독파챌린지 #독파 #장편소설 #소설 #추천소설 #추천도서 #책추천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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