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의 삶이 모두 완벽하거나

만족스러울 수는 없겠지만

그녀가 살아오면서 직면해야 했던

수많은 파도를 감히 평가할 수

있는 이는 이 도서를 읽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거의 없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폭풍의 한가운데와 같은 삶에서 거친

파도를 맞아가면서도 그녀는 결코 절망하지

않았고 그 모든 순간을 넘어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감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죠.

저의 삶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그런 결단성이 부족했다는 점이었고 그녀와

비슷한 가부장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라난 저는

그녀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에요.

소위 그녀가 책 속에서 표현한 것처럼 전근대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할 용기가

전혀 없는 무기력한 존재 그 자체였으니 말이죠.

소담출판사 신간도서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서적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굳이

지난 과거에 대한 후회나 자책감이 아니었답니다.

오히려 저는 가장 강렬하게 지금 나는 나의 삶을

진정으로 즐기고 좋아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바로 그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밑줄을 긋고 싶어지는 그런

문장들이 정말 많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저자의 심적인

고뇌와 사유가 필요했을까도 돌아보게 되었죠.

과연 나는 그만큼 열정적으로 내 시간들을 고찰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보려고 하기는 했던 것인지를 비로소

인지하게 되자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기까지 했어요.

천천하게 뛰어드는 것은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일종의 용기도 얻었고 설령 현재의 내가 인생의

밑바닥에 제대로 처박힌 것 같아도 그녀의 조언처럼

천천히 떠오를 수 있을 것 같은 믿음도 생겼답니다.

전 어릴 때 나의 결핍이 지긋지긋했기 때문에

내 자식들에게만은 그런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그런 어긋난 생각을 했죠.

하지만 이제는 삶에서 모든 걸 가지고 출생하는

이는 없다는 그녀의 생각에 공감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나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조력자로써의 양육자가 되고 싶어졌어요.

앞으로 저의 삶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는 제가 알 수

있을리가 없지만 적어도 먼 길을 가야하는 것은 분명

하다는 생각을 갖고 지금 눈 앞에 있는

사소하지만 일상적인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하며

더디지만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졌답니다.